EU 대변인 "정상적 외교활동 일환"…작년 10월엔 北 일방적 취소로 무산
EU-북, 정례 대면접촉 재개 추진…성사시 코로나 이후 2년만
유럽연합(EU)과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2년여간 중단된 정례적인 대면 접촉 재개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일(현지시간) 복수의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EU 대외 정책을 총괄하는 대외관계청(EEAS)과 주베를린 북한대사관 측이 이르면 이달 중 EU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회동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 북한전문매체 NK뉴스도 주베를린 북한대사관 관계자들이 이달 중순께 브뤼셀에서 EU 대외관계청 인사들과 대면 회의를 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며, 이를 위해 북측이 EU측에 연락을 했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EU 대변인은 이와 관련한 연합뉴스 질의에 "이 회의는 정상적인 외교 활동의 일부"라며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이후에는 주베를린 북한대사관, 그 이전에는 주런던 북한대사관과 소통을 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그러면서 "EU 대외관계청(EEAS)은 베를린에 주재하며 EU 기관을 담당하는 대사대리와 소통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핵 및 미사일 현안, 인권과 인도적 지원 재개를 포함해 북한에 대한 EU의 비판적 접근 정책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북한은 기존에 주런던대사관에서 EU를 담당하도록 했으나 2020년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이후부터는 주베를린대사관에서 대(對)EU 업무를 겸임하며 외교채널을 유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한 2020년 이후에는 통상적인 회동마저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파악된다.

이번 회동이 성사되면 양측 간 대면 접촉이 2년 만에 재개되는 셈이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복잡한 국제정세 속에서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다만 북한이 최근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잇달아 발사한 데다 이날은 일본 열도를 넘기는 중거리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하면서 EU를 비롯한 국제사회의 비난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는 점에서 막판에 무산될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주베를린 북한대사관 측과 유럽의회 한반도관계대표단(DKOR)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취소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