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반도체장비업체 자회사 "美 이어 韓에 두 번째로 많이 투자"
"좋은 기술 지닌 스타트업은 생산까지 지원…이번엔 클린에너지 집중"
[인터뷰] 한미공동펀드 참여 美투자사 대표 "한국은 투자 기회 나라"
"한국에는 투자 매력도가 높은 기술과 인력을 갖춘 스타트업들이 많다.

한국은 투자 기회의 나라다.

"
아난드 카마나바 어플라이드 벤처스(Applied Ventures) 대표는 지난달 29일 실리콘 밸리 본사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어플라이드 벤처스는 세계 1위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투자 자회사로 한국을 비롯해 전세계에서 유망 스타트업에투자하고 있다.

특히 이 회사는 지난달 21일 한국의 중소벤처기업부가 미국 뉴욕 피어 17에서 협약식을 체결한 한미 공동펀드 결성에 참여했다.

한미공동펀드는 국내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한국벤처투자와 미국의 3개 투자사가 총 2억1천500만 달러(약 3천억 원) 규모로 조성할 계획이다.

이 가운데 어플라이드 벤처스는 한국벤처투자와 함께 스타트업 육성을 위해 2천500만 달러(359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약정했다.

이 회사가 한국에서 펀드를 조성하는 것은 이번이 두 번째로, 앞서 지난 2017년에 같은 규모의 첫 번째 펀드를 조성해 성공적으로 투자를 마쳤다.

카마나바 대표는 "첫 번째 펀드를 통해 한국 스타트업에만 총 5곳에 투자했다"며 "펀드가 아닌 자체 자금으로도 2곳에 투자했다"고 소개했다.

어플라이드 벤처스의 연간 투자 한도는 1억 달러. 2001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17개 나라에 총 4억 달러를 투자했다.

카마나바 대표는 "모회사의 지난해 한국 매줄 비중이 22%로 세계에서 두 번째"라며 "어플라이드 벤처스 또한 미국 다음으로 한국에 많이 투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체 IT 산업 생태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장비를 만들려면 부품이나 모듈 공급사가 필요한데 한국은 이런 공급 사슬도 잘 갖춰져 있다"며 "그들의 성장이 전체 생태계와 우리 회사 발전에도 도움이 되는 만큼 적극적으로 투자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벤처스는 투자 초기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좋은 기술을 지닌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그 기술을 모기업에 가져와 생산까지도 가능하도록 지원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장비를 반도체 제조공정에 쓰려고 할 때는 오랜 기간 시험 과정을 거친다"며 "우리 연구개발(R&D) 센터에서 그 장비를 시험해 제조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이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반도체 산업 비중이 높긴 하지만 이 투자 조직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소프트웨어, 신물질 개발 등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그는 "한국의 스타트업은 모든 영역에 걸쳐 다 있다"며 "특정 투자 영역에 집중하면 그곳에는 항상 한국 스타트업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조성하는 펀드에서는 기존 투자 방식을 유지하면서도 환경·사회·지배구조(ESG)에 있어 클린에너지에 좀 더 집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한미공동펀드 참여 美투자사 대표 "한국은 투자 기회 나라"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