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일 직항노선' 운항 재개 기대했으나 내년 3월까지 운휴 연장
아에로멕시코항공사 "우크라 사태 여파 때문"…재개 여부 불투명
[특파원 시선] '환승 친구' 한국-멕시코…직항 하늘길 언제쯤
올해만큼 멕시코에서 한국 관련 행사가 많이 치러진 적이 최근에 또 있었을까 싶다.

수교 60주년을 맞아 각종 리셉션, 포럼, K팝 공연, 문화주간, 영화제, 박람회 등이 연중 내내 이어졌다.

당장 오는 12∼30일(현지시간)에도 유서 깊은 도시인 과나후아토에서 세계적인 문화·예술 행사인 세르반티노 축제가 열리는데, 우리나라가 주빈국으로 초청을 받아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수 있게 됐다.

멕시코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 콜롬비아, 칠레, 에콰도르, 과테말라, 도미니카공화국, 파나마, 코스타리카, 파라과이, 엘살바도르, 온두라스, 자메이카, 니카라과, 아이티 등 1962년부터 우리나라와 외교 관계를 맺은 다른 국가와도 따뜻한 악수와 미소로 '우정'을 재확인하고 있다.

중남미 국가들과의 만남은 그러나 공교롭게 올해부터 더 어렵게 됐다.

'유일 직항' 항공 노선이 뚝 끊기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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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한국과 중남미 사이를 직접 연결한 항공사는 아에로멕시코(AEROMEXICO)였다.

2017년 7월 인천∼멕시코시티 노선 첫 취항 이후 주 4회로 시작한 비행은 멕시코 칸쿤을 비롯한 중남미 지역 관광객 증가세와 맞물려 한때 주 7회까지 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점점 비행 편수가 감소하다 결국 지난 6월부터는 아예 운항이 잠정 중단됐다.

당시 항공사 측이 밝힌 운휴 기간은 이번 달까지였지만, 최근 다시 "11월부터 내년 3월까지 직항 항공편의 추가 운휴가 결정됐다"고 공지했다.

사유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가 제시됐다.

항속 거리 대비 유가 부담이 늘면서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게 그 속내로 보인다.

인천∼멕시코시티 노선은 실제 우리나라에서 직항으로 연결된 최장 거리(1만2천84㎞)이기도 했다.

주멕시코 한국대사관에서 여러 가지 루트로 운항 재개 의향을 타진했지만, 항공사 내부에서는 경제 논리대로 의사 결정을 진행한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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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다가 없어진' 불편은 그대로 교민 사회에 투영되고 있다.

소셜미디어 모임방에는 미국·캐나다·일본 경유 선택을 놓고 장단점을 문의하거나, 실제 관련 경험담을 나누는 취지의 글들이 심심찮게 올라온다.

운휴 초창기엔 "항공권 환불 신청을 승인 안 해주면 어떡하느냐"는 취지의 우려도 있었는데, 미국 파산법원을 통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쳐서라도 대부분 돈을 돌려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더 걱정스러운 것은 현재로서는 내년 3월 전후에라도 직항이 복원되리라고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라는 점이다.

수교 60주년을 계기로 한껏 끌어올린 한국과 중남미 국가들의 우호적 관계를 지속해 가려면 언제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통로가 하나쯤은 있어야 한다.

하루 속히 직항 노선이 복원돼야 하는 이유다.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국가를 '이역만리 친구'로만 남겨둬서는 안 될 일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