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지난주 제재, 독일도 이란대사 불러 "시위대 탄압 중단" 촉구
이란 '히잡 의문사'에 서방 압박 고조…캐나다 "책임자 제재"
이란 반정부 시위를 촉발한 '히잡 의문사' 사건과 이란 정부의 시위 강경 대응이 국제적인 인권 문제로 확대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26일(현지시간) 이란의 22세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에 책임이 있는 '풍속 경찰'(morality police)과 그 지도부 등에게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타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이란이 인권을 무시하는 것을 여러 차례 목격했고, 우리는 지금 마흐사 아미니의 죽음과 시위 탄압으로 그것을 다시 목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오늘 우리는 이란의 이른바 풍속 경찰을 포함해 수십명의 개인과 단체에 제재를 가할 것임을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독일도 이날 베를린 주재 이란 대사를 소환해 이란 정부가 시위자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평화 시위를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앞서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이란 내 폭력 사태에 대응해 이란을 추가 제재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유럽연합(EU) 국가들과 함께 모든 선택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히잡 의문사'에 서방 압박 고조…캐나다 "책임자 제재"
쿠르드계 여성인 아미니는 이달 13일 가족과 수도 테헤란에 갔다가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풍속 경찰에 끌려간 뒤 의식 불명에 빠졌고, 병원에 이송된 지 사흘만인 16일 사망했다.

복장 규율 문제로 젊은 여성이 의문사하자 전국에서 규탄 시위가 들불처럼 일어났고, 이란 정부가 이들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면서 지난 열흘간 수십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사회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유럽에 본부를 둔 이란인권단체(IHR)는 이란에서 전날까지 최소 57명이 시위로 숨졌다고 밝혔다.

체포된 인원은 1천200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이미 아미니의 죽음과 관련해 이란 경찰과 간부 등을 제재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기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에 나선 이란의 용감한 여성들과 함께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재무부는 같은 날 이란 여성에 대한 학대와 폭력, 평화로운 시위에 나선 이란인의 권리 침해를 이유로 풍속 경찰을 제재 명단에 올렸다.

미국은 이란 시위 지원을 위해 대(對)이란 제재 적용을 면제받는 인터넷 서비스 범위도 확대했다.

이란은 이날 "미국은 언제나 이란의 안정과 안보를 깨려고 노력해왔다.

이번에도 미국과 유럽은 거짓 선동으로 폭도들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서방의 비판과 제재 움직임에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