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풍력 천혜의 조건…"전세계 전력수요 충족 잠재력"
글로벌 기업·현지 재벌 등 앞다퉈 조단위 투자 발표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 가운데 하나인 호주가 '청정에너지 대국'으로의 변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블룸버그는 방대한 석탄과 화석연료 매장량을 바탕으로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이 선진국 가운데 1위인 호주가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바탕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호주는 지난해 석탄 생산량이 4억t에 이르는 등 지난 100여 년간 석탄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높은 국가였다.

하지만 이달 한때 호주 최대 전력시장에서 태양광이 석탄을 제치고 최대 발전원이 될 정도로 신재생에너지가 급성장하고 있다.

지난 5월 총선에서 승리한 노동당 정부는 신속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추진하고 있다.

노동당 정부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수준보다 43%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기후변화법을 내놓은 상태이다.

기후변화·에너지부 장관인 크리스 보언은 신재생에너지 생산·수송·저장 사업에 대한 호주 정부의 열린 자세가 수십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낼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이에 호주 최대 전력망 회사는 탈석탄을 위한 수십억달러 규모의 계획을 내놓았으며, 석탄 등으로 막대한 부를 이룬 호주 부호들도 청정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호주 억만장자 마이크 캐넌 브룩스와 광산재벌 앤드루 포러스트는 호주에서 태양광 전력을 생산해 4천200㎞의 해저 케이블로 싱가포르에 보내는 사업에 300억 호주달러(약 28조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호주 3위 철광석 수출업체인 포테스큐 메탈 그룹(FMG)의 창업자인 포러스트는 필바라 광산 지대에서 사용하는 모든 트럭과 열차의 탄소 배출을 2040년까지 0으로 만드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호주의 이런 변화는 신재생에너지 생산에 최적의 환경을 가진 자연적 조건이 뒷받침하고 있다.

호주가 현재 전 세계 수요의 8배가 넘는 5천 엑사줄(에너지 단위, 1엑사줄=100경 줄)의 청정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는 자연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더 보수적으로 전망해도 호주의 신재생에너지 관련 자연조건은 세계 전력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있을 정도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호주 인구의 90% 정도는 해안가에 몰려 살고 있으며, 건조하고 더워 태양광 발전에 최적인 내륙 지역은 인구밀도가 희박해 사업 추진이 용이하다.

여기에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에 사용되는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 등과 같은 광물자원도 풍부하다.

이에 따라 테슬라와 거대 석유기업 BP, 일본 여러 대기업 등도 호주 청정에너지 사업에 잇따라 진출하고 있다.

호주는 청정에너지원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기후조건과 광물 자원, 풍부한 사회기반시설로 인해 청정에너지 기술을 개발·시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린수소(탄소 발생 없이 생산된 수소) 생산을 희망하는 기업들에는 놓쳐서는 안 될 국가로 자리 잡으면서 한국과 일본, 싱가로프, 영국, 독일 등이 관련 투자와 수출계약을 잇달아 체결하고 있다.

BP는 그린수소 업체인 인터콘티넨털 에너지, 태양광 업체 CWP글로벌과 함께 호주 서부에서 미국 델라웨어주보다 더 넓은 지역에 26기가와트(GW) 규모의 태양광·풍력 발전단지를 짓는 세계 최대급의 청정에너지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호주 CQ대학의 머리 시어러 교수는 호주가 청정에너지 대국이 될 수 있는 모든 자연적 혜택을 받아 '청정에너지의 사우디아라비아' 같은 나라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호주, 온실가스 배출국에서 청정에너지 대국으로 변신 추진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