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장 참여율·노동시간 모두 감소…기준금리 상승세 늦출까
호주 실업률, 48년 내 최저치…고용도 감소해 경기활력 '비상'
호주의 실업률이 약 48년 내 최저치를 기록했다.

18일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지난달 호주 실업률은 3.4%로 집계됐다.

이는 1974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실업률이 이처럼 낮으면 그만큼 일하는 사람이 많아 경기에 좋은 것으로 보이지만 호주에서는 그렇지 못하다.

실업률 하락이 완전 고용을 뜻하기보다는 일거리를 찾으려는 사람이 그만큼 적고, 노동력 부족으로 경기 활력이 떨어진다는 뜻이기도 해서다.

실제로 지난달 순 고용자 수는 4만900명 줄어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 감소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진정되면서 호주 정부가 봉쇄 조치를 완화한 이후 처음 고용자 수가 감소한 것이다.

경제활동 인구 중 실제 경제활동에 참여한 비율인 노동시장 참여율은 66.4%로 전달 대비 0.4%포인트 떨어졌고, 노동 시간도 0.8% 감소했다.

기업 입장에서는 노동력 부족 현상을 겪는 것이다.

ABS는 7월에는 학교가 방학을 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노동자들의 결근이 이어지면서 노동시간이 단축됐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높은 물가에 비해 임금 상승률이 낮은 것도 노동력 부족 현상의 원인으로 지적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호주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1%에 이르지만, 임금 상승률은 2.7%로 크게 뒤처져 있다.

노동자 입장에서는 돈을 벌지 못하더라도 더 좋은 조건에서 일하기 위해 쉬는 것을 택하는 것이다.

그런데도 호주 중앙은행(RBA)은 인건비 상승이 인플레이션 압력을 가중한다며 경고하고 있다.

RBA는 지난 5월부터 석 달 연속 '빅 스텝'을 단행해 기준금리를 1.85%까지 끌어올렸다.

금융시장에서는 RBA가 내년 4월까지 금리 인상을 이어가 3% 중반 수준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AMP 캐피털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다이애나 무사나는 이 같은 고용 시장 상황이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데도 영향을 줄 수 있다며 "RBA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