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가스 대안 찾는 서방에 가스 수출로 외기 극복 모색
외화 부족한 이집트, 가스 수출 늘리려 국내 전력사용 제한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화 부족에 시달리는 이집트가 자국 내 전기 사용을 제한하면서까지 발전용 천연가스를 수출용으로 돌려 가스 수출 물량 확보에 나섰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집트 내각은 이날 전력 사용 절감 계획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집트 내 상점과 쇼핑몰 등에서 강한 조명의 사용은 제한되고 에어컨 온도는 25도 이하로 설정해선 안 된다.

정부 부처도 근무가 끝나면 사무실을 소등하는 등 전기를 아껴야 한다.

거리와 광장, 대형 스포츠 시설 등 공공시설 조명 사용도 축소된다.

이는 전력 사용을 줄임으로써 그만큼 발전용 가스를 아껴 수출용으로 전환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9일 무스타파 마드불리 이집트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자국의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가스량을 15% 줄이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마드불리 총리는 과거 이집트는 가스 60%를 전력 생산에 이용했지만, 지난해 10월부터 일부 발전소에서 가스 대신 중유를 사용하는 등 전력용 가스 이용을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수출을 위한 여분의 가스를 비축하는 데 도움이 되며, 수출로 매월 1억∼1억5천만 달러(1천300억~2천억원)를 추가로 벌어들일 수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집트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외화 부족에 시달려왔다.

아프리카 중에서도 식량 수입을 많이 하는 이집트는 밀 등 수입품 가격이 상승하자 외화 보유액이 3월에만 약 40억 달러(약 5조2천억원) 감소하는 등 외화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하는 관광 수입이 급감한 것도 상황을 악화했다.

결국 이집트는 3월 국제통화기금(IMF)에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서방이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고 대안을 모색하자 이집트에는 외화를 벌어들일 기회가 생긴 셈이다.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이집트는 올해 들어 7개월까지 945만㎥ 규모의 액화 천연가스를 수출했다.

이는 작년 동기 대비 44% 증가한 수치다.

이집트는 6월에는 유럽연합(EU)과 가스를 추가로 공급하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집트는 1조㎥ 규모의 천연가스가 매장된 동지중해 가스전 2곳에서 가스를 액화 처리한 뒤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