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식 '1회분 5명 접종' 방안 논의하기로
유럽도 원숭이두창 백신 '나눠 맞히기' 검토
유럽 보건당국도 원숭이두창 백신의 1회 접종분을 나눠 더 많은 이들에게 보급하는 방식을 논의하기로 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의약품청(EMA) 대변인은 "EMA는 접종분 나누기 접근법을 시행할 가능성을 논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앞서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백신 1회분을 5명에게 나눠 접종하는 방식을 9일 승인했다.

이는 백신을 애초 설계된 피하지방 대신 피부 막 사이에 더 얕게 주사해 비슷한 면역반응을 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피내주사를 통한 백신 나누기는 공급부족 때문에 나온 궁여지책이다.

보건당국이 승인한 원숭이두창 백신은 덴마크 제약업체 바바리안 노르딕이 천연두 예방용으로 개발한 것이 현재로서 유일하다.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 보건당국은 이 백신의 공급이 확산세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WHO 유럽사무소와 함께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는 애덤 핀 영국 브리스톨대 교수는 "백신 비축량이 진짜 걱정스러운 까닭에 나눠 맞히기 접근법을 논의하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백신 1회분을 여러 명에게 나눠 맞히는 방식은 소아마비, 황열병 등 다른 전염병에도 사례가 있다.

로이터 통신은 피내주사로 백신을 나눠 맞히는 방식이 제대로 작동할지 증거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FDA는 2015년 임상시험 결과를 보면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이 떨어지지 않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일부에서는 다른 방식의 백신 나누기도 검토되고 있다.

영국은 두 차례로 접종이 완료되는 원숭이두창 백신을 가장 취약한 이들에게 한 차례씩 맞히는 방안을 제안했다.

애초 절차를 따를 때보다 많은 이들이 일부라도 면역을 확보하도록 해 확산을 억제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들어 전 세계 원숭이두창 누적 확진자는 2만7천800명, 누적 사망자는 12명이다.

동성과 성관계한 남성이 감염자 대다수로 집계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