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부 무슬림 연쇄살인 용의자 잡고보니 '아프간 출신 무슬림'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아시아 출신 무슬림 4명이 잇달아 피살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AP,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출신 무함마드 사이이드(51)로, 그 역시 무슬림이다.

해럴드 메디나 앨버커키 경찰서장은 이날 범행에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 차량을 추적해 앨버커키 거주민인 사이이드를 유력 용의자로 검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프간 출신으로 5년 전 미국에 온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5일 4번째 희생자가 나온 지 나흘 만이다.

그의 집과 차량에서는 여러개의 총기가 발견됐다.

최근 앨버커키에선 무슬림 4명이 매복 총격을 받고 잇달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지역 무슬림 사회는 물론 미국 전역을 긴장케 했다.

사이이드는 현재까지는 숨진 4명 가운데 2명에 대한 살해 혐의만 적용받고 있지만 경찰은 나머지 2명에 대한 범행 역시 그의 소행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아직 범행 동기는 명확치 않으나 사이이드가 희생자 중 일부와 어느 정도 안면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기자회견에서 "수사관들이 용의자가 피해자들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는 증거를 확보했다"라며 "상호간 분쟁으로 사건이 발생했을 수 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첫 피해자는 작년 11월 앨버커키의 한 식료품점 앞에서 담배를 피우던 중 돌연 총격을 받고 숨진 아프간 출신 62세 무함마드 아흐마디다.

나머지 3명은 지난달 26일과 이달 1, 5일 등 불과 열흘 사이 잇달아 피살됐으며, 모두 숨어있던 범인으로부터 아무런 경고 없이 총격을 받고 숨졌다.

이들 3명은 모두 파키스탄 출신으로 같은 모스크(이슬람 사원)에 다녔으며, '후사인' 혹은 '후세인'이라는 성씨를 가졌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에 경찰은 4건의 피살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최근까지 수사를 벌여왔다.

앨버커키는 전체 인구 56만5천여명 가운데 무슬림이 5천명 가량 거주하는 도시로, 이번 사건은 미국 무슬림 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줬다.

앨버커키에 사는 무슬림들 일부는 집안에서 숨어 지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

당국은 무슬림에 대한 증오범죄를 염두에 두고 최근까지 모스크 주변에 대한 경찰 배치를 강화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