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전선 진먼 섬 상공에 19차례 침입…대만에 대응 숙제 안겨
우크라서 존재감 드러낸 드론, 中 대만압박 전면 등장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주목받은 드론(무인기)이 중국의 대만 포위 군사훈련에도 전면 등장해 대만에 새로운 '안보 숙제'를 안겼다.

8일 자유시보에 따르면 전날 중국 본토 샤먼과 마주한 진먼(金門·진먼다오) 섬 상공에 중국군 드론이 들어와 대만군이 신호탄을 쏴 대응했다.

대만군은 진먼 섬에 배치된 군인들이 섬 상공에 진입한 중국군 드론을 향해 신호탄을 겨냥해 쏘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이날 처음 공개했다.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해 지난 4∼7일 대만 포위 군사훈련을 진행하면서 3~7일 무인기를 모두 19차례 진먼섬 상공에 들여보냈다.

샤먼시와 불과 3.2㎞ 떨어진 곳에 있는 진먼 섬은 대만 안보의 최전선이다.

대만 본섬과 멀어 대만에는 방어가 매우 어려운 조건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보여줬듯 드론은 정찰뿐만 아니라 이제 미사일부터 재래식 폭탄, 총기까지 장착할 수 있는 무기로 발전했다는 점에서 드론을 활용한 중국군의 새로운 공세는 대만의 진먼 섬 방어에 큰 도전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미국의 공격용 무인기 MQ-9 리퍼급 이룽(翼龍·Wing Loong)-1D, 차이훙-5(CH-5) 등을 실전 배치하는 등 다양한 드론을 군에 배치해 활용 중이다.

우크라서 존재감 드러낸 드론, 中 대만압박 전면 등장
중국은 미국과 마찬가지로 사람이 직접 운용하지 않고 인공지능(AI)에 의지해 지정 목표를 스스로 타격할 수 있는 첨단 드론 기술 개발도 진행 중이다.

쓰촨성에 위치한 공기동력연구발전센터 연구팀은 지난 1월 발표한 논문에서 80만번의 시뮬레이션 학습을 거쳐 전투 드론이 대부분 상황에서 인간이 조종하는 J-10전투기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군의 드론 활용 범위는 최근 지상 전술 부대 지원으로까지 확대됐다.

중국군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실내에서도 빠른 속도로 자유롭게 비행하는 초소형 드론이 특수부대의 진압 작전에 앞서 건물 내에 숨어 있는 가상 적군 표시 마네킹의 가슴으로 날아가 폭탄을 터뜨리는 장면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진먼 섬 상공을 침범한 중국군 드론을 격추했을 때 중국군이 이를 빌미 삼아 실질적인 공격을 감행해 올 수 있다는 점에서 대만군은 중국 드론 대처 방안에 고심하다가 결국 신호탄을 이용한 쫓아내기라는 방안을 일단 택했다.

대만군이 미봉책을 꺼내 들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군 드론을 무력화하는 전자전 대응 체계를 갖추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대만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

대만 야당인 국민당 국가정책기금회의 치청 연구원은 대만군이 드론 시스템을 교란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를 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그 경우 인민해방군은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불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과 마찬가지로 대만 역시 인명 희생 없이 반격에 나설 수 있는 드론 전력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크라서 존재감 드러낸 드론, 中 대만압박 전면 등장
대만은 AGM-114 헬파이어 공대지 미사일, 완젠탄 미사일 등을 장착하고 4천500㎞까지 비행할 수 있는 대형 무인기인 '텅윈-2형'(MU1812)을 개발하고 시범 비행을 마쳤다.

내년부터 양산에 들어가면 유사시 중국 내륙 지방까지 날아가 정찰 및 공격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