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MS·알파벳·메타·인텔 등 줄줄이 저조한 성적표
팬데믹도 버틴 美빅테크, 경기 악화 여파는 못 피해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미국 빅테크(정보기술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최근 공개되면서 이들 역시 악화한 경제 상황의 여파를 피해 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마존은 28일(현지시간) 두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는 2분기 실적을 내놨다.

1분기 38억달러(약 4조9천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20억달러(약 2조6천억원)의 순손실을 또 기록한 것이다.

인텔은 PC 수요 감소의 여파로 작년 2분기보다 22% 급감한 153억달러(약 20조원)의 매출액에 4억5천400만달러(약 6천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해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페이스북의 모회사 메타플랫폼은 27일 사상 처음 전년 동기보다 매출액이 감소한 실적을 내놨고, MS는 26일 2년 만에 가장 저조한 매출액 증가율을 보인 2분기 성적표를 공개했다.

팬데믹(전염병의 세계적 대유행) 같은 시장의 대혼란기에도 강한 회복력을 보여온 빅테크들이지만 소비자들의 구매력 감소, 치솟는 인플레이션, 공급망 차질, 미 달러화 강세 등 최근 경제적 폭풍은 피하지 못한 것이다.

브라이언 올사브스키 아마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서 "우리는 아주 어려운 거시경제 상황에 있다"며 "우리는 상황이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살펴보고 모니터할 것"이라고 말했다.

팬데믹도 버틴 美빅테크, 경기 악화 여파는 못 피해
데이비드 진즈너 인텔 CFO도 거시경제 상황에 대해 경고했다.

그는 "경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거시경제 여건이 계속 약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빅테크들은 줄줄이 향후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인텔은 올해 PC 시장이 작년보다 10%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고, MS는 비디오게임 매출에서 감소가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알파벳은 광고주들이 광고 비용 집행을 줄이고 있다고 밝혔고, 메타플랫폼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는 "디지털 광고 사업에 폭넓은 영향을 끼칠 경기 침체"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모바일폰 통신칩을 공급하는 퀄컴은 올해 5세대 이동통신(5G) 칩 출하량 전망치를 7억5천만여개에서 6억5천만∼7억개로 낮췄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과 MS, 알파벳, 아마존, 메타 등 빅 5를 합친 합산 2분기 매출액은 여전히 1년 전보다 높았지만 1분기와 견줘서는 1% 이상 쪼그라들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업홀딩스 그룹의 포트폴리오 매니저 로버트 캔트웰은 빅테크가 어쩌면 바닥을 쳤을지도 모른다면서도 앞으로 몇 년간 이들 기업이 현재보다 더 저조한 성장률을 보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도 버틴 美빅테크, 경기 악화 여파는 못 피해
WSJ은 이 같은 혼란 속에서도 빅테크들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키운 몸집 덕분에 다른 많은 기업보다 경제적 충격을 더 잘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른다고 분석했다.

일례로 아마존의 클라우드 사업 부서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33%나 매출을 키웠고, MS는 상반기 매출액 증가율이 두 자릿수에 달할 것으로 점쳤다.

애플은 순이익 감소 속에서도 시장의 예상을 깨고 아이폰 판매를 늘렸다.

그러나 이들 역시 비용 감축과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메타는 올해 경비 지출을 감축할 것이라고 밝혔고, 인텔은 설비 투자 예산을 40억달러 줄였다.

또 메타는 향후 인력을 감축하겠다고 했고, 구글은 올해 남은 기간 신규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