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지, 바이든 '빈손귀국'에 "중동서 美 영향력 감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중동 순방에서 원유 증산과 관련해 뚜렷한 성과 없이 '빈손 귀국'을 한 데 대해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중국 관영 매체가 꼬집었다.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글로벌타임스는 18일 전문가를 인용해 "미국이 석유 위기에 처해 있을 때 중동 국가들과 친해지기 위해 유턴하는 것은 중동 국가들에 미국의 이기심과 위선을 더 노출하는 것"이라며 "바이든 대통령이 주요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빈손으로 귀국한 것은 중동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은 실익이 없고, 부끄러운 것"이라며 "미국은 이란에 대한 효과적인 억지력을 형성하고, 러시아로부터 석유 수입을 줄이기 위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증산을 추진했지만, 이 목표 중 달성된 것은 하나도 없다"고비꼬았다.

신문은 또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순방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미 갈등에 휩싸인 지역에 더 큰 불협화음 내려는 것이 분명하다"며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처럼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동맹국들을 동원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주웨이리에 상하이국제대학 중동문제연구소 소장의 견해를 전했다.

주 소장은 "중국은 중동 국가에 적이 없고, 오직 견고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 관계만 있다"면서 "게다가 중국은 중동 국가들에 무엇을 해야 하고 어떤 가치를 선택해야 하는지 설교하거나 그들을 제재하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도 바이든 대통령의 중동 방문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했다.

주이스라엘 중국대사관은 지난 16일 대변인 성명을 통해 "중동은 중동 지역 주민의 땅이지 누구의 뒷마당이 아니다"며 "코로나19가 중동 지역 발전에 장기적인 도전이 되고, 우크라이나 사태 확산으로 지역 안보가 영향을 받으면서 중동은 아직 평온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동 사람들은 무엇보다 발전과 안보를 원한다"며 "국제사회, 특히 주요국들은 이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중동지역 국가와 국민들이 발전과 안보를 실현할 수 있도록 건설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때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를 방문,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국왕 및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회담하고 원유증산을 요청했으나 확답을 얻지 못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무함마드 왕세자와의 회담 직후 회견에서도 글로벌 석유 공급을 늘리기 위해 사우디가 몇 주 내에 조처할 것이라고 낙관론을 피력했다.

하지만 사우디 측은 회담에서 증산 문제가 논의되지 않았다며 산유량은 미국 요구가 아닌 OPEC+의 계획에 따를 것이라고 말해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을 무색게 만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