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전략개념' 채택…"러시아, 가장 심각하고도 직접적인 위협" 규정
나토 사무총장 "우크라, 우리에게 계속 의지해도 된다"
바이든, 나토 회원국에 미 군사력 대폭 증강 계획 발표
나토 정상회의 첫날…핀란드·스웨덴 품으며 러시아 압박
유럽과 북미 지역의 집단안보 체제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러시아를 직접적인 위협으로 명시한 지침서를 내놓으면서 넉 달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압박했다.

나토는 29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정상회의 첫날 러시아를 "회원국의 안보와 유럽 대서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가장 가장 심각하고도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기술한 '전략 개념' 문서를 채택했다.

나토는 이 문서에서 처음으로 중국에 관해 언급하며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밝혔다.

또 "중국과 러시아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가 깊어지고 규칙에 기반을 둔 국제질서를 약화하려는 양측의 시도는 우리의 가치와 이익에 반한다"고 지적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유럽의 달라진 안보 환경에 대응하고 우리의 집단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 태세를 강화하겠다"며 영국, 스페인, 폴란드 등에서 군사력을 증강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영국에는 F-35 스텔스기 2개 대대를 추가로 배치하고, 스페인 로타 해군기지에 주둔하는 구축함은 기존 4척에서 6척으로 늘리며, 폴란드에는 미 육군의 유럽 지역 작전을 관할하는 제5군단 사령부를 영구 설치하겠다는 게 바이든 대통령의 구상이다.
나토 정상회의 첫날…핀란드·스웨덴 품으며 러시아 압박
30개 회원국 정상들은 아울러 지난 70여 년간 군사적 비동맹주의 정책에 따라 중립 노선을 지켜온 핀란드와 스웨덴을 나토 회원국으로 초청하고 가입 의정서에 서명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양국의 나토 가입 절차가 시작됐다.

나토는 이날 배포한 성명에서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합류 소식을 환영하면서 앞으로 "두 나라는 더욱 안전(safe)해지고, 나토는 더욱 강해질 것이며 유럽과 대서양지역은 더 단단(secure)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저지른 "끔찍한 잔혹 행위"로 "인도주의적 재앙"을 일으켰다고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에 치명적이지 않은 방어 장비 공급 속도를 높이고, 우크라이나군의 현대화 등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나토 정상회의 첫날…핀란드·스웨덴 품으며 러시아 압박
옌스 스톨텐베르그 사무총장은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는 독립을 위해 싸우고 있지만 동시에 나토에 근본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위해 싸우고 있다"며 "우크라이나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건 우리에게 의지해도 된다"고 밝혔다고 APTN 방송이 전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전쟁은 예측할 수 없지만 우리는 긴 여정에 대비해야 한다"며 "이 전쟁도 다른 대부분의 전쟁과 마찬가지로 협상 테이블에서 끝나겠지만,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합의를 얻어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소련 시대 장비에서 현대적인 나토 장비로 전환하고, 상호운용성을 높이며, 국방 및 안보 기관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겠다"며 "우크라이나의 미래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흔들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나토 정상회의 첫날…핀란드·스웨덴 품으며 러시아 압박
이날 화상으로 회의에 참여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회원국 정상들에게 "러시아를 위협으로 생각한다면 러시아의 첫 번째 타깃인 우크라이나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며 대공 방어 시스템, 현대식 포병 전력 등의 지원을 요구했다.

나토 정상회의 결과에 러시아는 즉각 반발했고, 우크라이나는 환영했다.

세르게이 랴브코프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이러한 해결책을 제안하는 사람들은 러시아를 위협하고, 어떻게든 억누를 수 있다고 착각하고 있다"며 상응 조치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교부 장관은 "나토가 오늘 마드리드에서 어렵지만 필요한 결정을 내렸다"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뿐만 아니라 러시아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나토 정상회의 첫날…핀란드·스웨덴 품으며 러시아 압박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