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G7·나토 앞서 열린 브릭스 회의서 연일 '발전' 강조
中 '발전' 화두로 개도국 세몰이, 美 '가치연대'에 맞불
22∼24일 열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 관련 연쇄 영상 회의의 핵심 키워드는 '발전(development)'이었다.

회의를 주재한 중국은 23일 브릭스 정상회의와 24일 브릭스 5개국 포함 18개국이 참가한 '글로벌발전 고위급 대담회(이하 대담회)'에서 한국어 번역시 '개발'과 곧잘 혼용되는 '발전'을 화두 삼아 개도국들의 지지·동조를 이끌어내려 애썼다.

24일 회의에서 시 주석은 "어떤 나라는 '발전' 의제를 정치화·주변화하고 작은 울타리에 높은 담을 친 채 극한의 제재를 가하고, 인위적으로 분열과 대항을 조성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이어 중국이 글로벌 개발 협력에 재원 투입을 늘릴 것이라며 '글로벌 발전과 남남협력 기금'에 10억달러(약 1조3천억원)를 증자하고 '중국-유엔 평화와 발전 기금' 투입을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그 뿐 아니라 시 주석은 1960년대 중국 농촌의 '황토고원'에서 농민으로 일해봤던 기억을 소개하면서 "나는 끊임없이 발전해야만 인민의 생활 안정과 사회 안녕의 꿈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을 깊이 느꼈다"고 말했다.

역시 중국이 주재한 23일 브릭스 정상회의 결과물에서도 '발전'이 빈번하게 등장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25일자 사설에서 브릭스 정상회의 결과물인 '베이징 선언'에는 '발전'이 89회, '협력'이 105회 각각 언급됐다면서 주요 7개국(G7)은 베이징 선언을 주의 깊게 읽어야 한다고 썼다.

미국이 주도하는 G7 정상회의가 26∼28일 열릴 예정인 상황을 염두에 둔 지적이었다.

결국 미국이 자유 민주주의, 인권 등 '보편가치'를 고리로 동맹국 및 우방국들을 규합해 대 중국 포위망을 촘촘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발전'을 깃발 삼아 지지세력 확대에 나서려는 중국의 전략이 이번 브릭스 회의에서 드러난 셈이다.

미국의 '가치 공세'에는 각국의 서로 다른 역사와 문화, 발전 경로를 존중해야 하며 민주주의에는 다양한 형태가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면서 '경제 발전'을 공통분모 삼아 개도국 및 신흥국 진영의 우군을 늘리려는 것이 중국의 의도로 읽힌다.

또 시진핑 주석이 브릭스 회의 기간 내내 강조했던 '대 러시아 제재 반대'도 개도국들의 발전 이슈와 연결하려는 것이 중국의 의중인 것으로 보였다.

제재가 세계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결과적으로 개도국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논리가 시 주석 브릭스 연설의 행간에 담겼다는 것이 관측통들의 평가다.

中 '발전' 화두로 개도국 세몰이, 美 '가치연대'에 맞불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