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철도노조 파업…물가 고공행진 지속 전망

이번주 대규모 파업을 앞둔 영국이 파업과 스태그플레이션이 결합한 '1970년대식' 위기에 직면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철도해운노조(RMT) 산하 조합원 4만여명은 영국 철도시설공단인 '네트워크 레일'의 구조조정 중단과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21부터 사흘간의 파업을 벌이기로 했다.

믹 린치 RMT 사무총장은 경제 전반에 걸친 단체행동을 촉구하며 1926년 이후 전국 단위의 총파업 가능성도 제기했다.

블룸버그는 이 3일 동안 영국 철도의 절반 이상의 운행이 중단될 가능성이 있어 마거릿 대처 전 총리 시절 이후 최악의 대중 교통·운송 혼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역시 급여 인상을 요구하는 영국 교사 노조인 전국교육노조(NEU)는 22일까지 정부안이 나오지 않으면 조합원 46만명을 대상으로 파업 투표를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의사, 우체국 직원, 주차 단속원 등도 파업을 고려 중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업종을 막론하고 영국의 노동자들이 이같이 단체 행동에 나서려 하는 것은 재화·서비스의 가격이 오른 만큼 급여가 인상되지 않아서다.

영국의 소비자 물가는 4월에 전년 동월 대비 9% 오르며 40면 만의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다.

22일 발표 예정인 5월 소비자 물가도 상황은 크게 나아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코노미스트들은 5월 물가 상승률을 9.1%로 전망했다.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은 10월엔 물가 상승률이 11%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목표치인 2%의 5배나 되는 수치다.

이런 '살인적'인 물가 상승에도 임금은 그만큼 오르지 않아 영국의 실질 소득이 2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하락, 노동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영국의 경제 성장도 휘청이고 있다.

영국의 경제 성장률은 올 2∼4월 3개월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 봉쇄 이후 최악의 경제 성적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런던 금융가에서 경기후퇴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험사 아비바의 어맨다 블랑 최고경영자(CEO)는 "경기후퇴 리스크는 현실적"이라며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은 명확하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영국의 이런 상황이 파업과 인플레이션, 에너지 부족 등으로 주 3일만 일할 수 있었던 1970년대의 위기를 떠올리게 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사회·경제의 침체는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의 구제금융과 대처 전 총리가 집권하기 직전인 1979년 대규모 파업 사태로 거리가 쓰레기로 뒤덮인 '불만의 겨울' 시기 절정에 달했다.

"영국, 1970년대식 파업+스태그플레이션 위기 직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