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美 전략적 모호성 부식…새 대만정책 나올것"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5일 "미국의 대만 정책 변화에 대한 중국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계기에 열린 미·중 국방장관 회담에 이어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제츠 중국 공산당 정치국원 간 13일(현지시간) 룩셈부르크 회담에서도 대만 문제가 첨예한 쟁점이 됐다.

신문은 "중국 관측통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미국이 대만 관련 '전략적 모호성'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말한다"고 전했다.

중국 국무원 고문인 스인훙 인민대 교수는 "미국이 대만에 대해 오랜 기간 유지해온 전략적 모호성 정책이 분명히 부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샹그릴라 대화에서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이 한 발언을 지적했다.

오스틴 장관은 "대만인들의 안보, 사회적, 경제적 체계를 위험에 빠뜨릴 여하한 힘이나 다른 형태의 강압을 저지하는 우리 능력을 유지할 것"이라며 "아마도 새로운 공식 정책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신보 푸단대 국제관계연구소 소장은 "우리는 지난 1년간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자국의 대만 정책에서 더 벗어나는 것을 목격했다"며 "미국의 대만 정책은 미국이 중국과 수교를 위해 움직이기 시작한 1972년 이래 가장 퇴보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초부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분쟁은 미국이 대만 정책을 조정하도록 자극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막지 않아놓고 이제 대만을 향한 (중국)본토의 무력 사용을 막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대북 제재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후 미국이 북한 같은 문제에서는 중국과 협력하기를 원한다고 지적했다.

우 소장은 중국과의 관계를 다루는 미국의 진심에 의문을 제기했고,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조만간 만날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 시선을 보냈다.

그는 "설사 회담이 열려도 양국 관계가 개선될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1979년 대만관계법(Taiwan Relations Act)을 제정해 미국 정부가 대만에 방어용 무기를 제공하고, 대만을 위협하는 무력이나 강압에 저항할 역량을 유지할 것을 정책으로 규정하면서도 직접적인 군사개입은 명시하지 않는 전략적 모호성을 택했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후 세 차례나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면 방어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데 이어 미국 국무부는 지난달 홈페이지에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가 20여 일 만에 다시 복원해 정책에 변화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