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시가지 무슬림 쿼터에서 폭력·권총위협도…24명 부상
하마스 로켓 공격 경고에 이스라엘군 전투기 동원 순찰비행
'깃발행진' 이스라엘 우익, 예루살렘 곳곳에서 팔' 주민과 충돌
이스라엘의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깃발 행진' 행사 중 이스라엘 우익세력과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충돌했다.

29일(현지시간) 일간 하레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동예루살렘 점령을 기념하는 '예루살렘의 날'인 이날 이스라엘 우파 수만 명이 국기를 들고 예루살렘 구시가지를 행진했다.

1967년 이스라엘이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계기로 요르단의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것을 기념하는 '깃발 행진'에 앞서 일부 강경파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다수 거주하는 무슬림 쿼터에 들어가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리고 사람들을 폭행했다.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에 의자와 유리병 등을 집어 던지면서 맞섰다.

'깃발행진' 이스라엘 우익, 예루살렘 곳곳에서 팔' 주민과 충돌
일부 이스라엘 강경파는 무슬림 쿼터로 진입하는 다마스쿠스 광장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과 충돌하는 상황에 권총을 꺼내 들기도 했다.

깃발 행진에 참여한 일부 정통파 유대교도들은 "유대 국가 만세", "아랍에 죽음을", "마을을 불태우자" 등 섬뜩한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무슬림 쿼터 내 주요 상점들은 폭력 사태를 우려해 대부분 문을 닫은 가운데 주변에 있던 이스라엘 경찰은 난동을 부리는 사람들을 체포하거나 적극적으로 제지하지 않았다.

'깃발행진' 이스라엘 우익, 예루살렘 곳곳에서 팔' 주민과 충돌
충돌은 동예루살렘 인근에 있는 셰이크 자라에서도 벌어졌다고 하레츠가 전했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는 이날 예루살렘 일대에서 벌어진 충돌로 24명이 부상했으며, 이 가운데 8명이 입원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정부가 이날 행진 참가자들의 성지 출입을 허용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의 2천600여 명의 유대인이 성전산(Temple Mount)으로 부르는 성지에 입장했다.

이에 반발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이슬람 3대 성지인 알아크사 사원 안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경찰을 향해 돌과 폭죽을 던지며 저항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알아크사 사원 문을 걸어 잠가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성지 경내로 진입하는 것을 원천 봉쇄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무장 정파 하마스는 깃발 행진의 무슬림 쿼터 진입을 방관할 경우 작년 11일 전쟁 때와 같은 로켓 공격을 감행하겠다고 경고했다.

아직 가자지구에서 로켓 공격 징후는 보이지 않지만, 이스라엘군은 전투기를 동원해 일대를 순찰 비행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깃발행진은 이스라엘의 우파가 1967년 3차 중동전쟁(일명 6일 전쟁)을 계기로 요르단의 영토였던 동예루살렘을 장악한 것을 기념하는 연례행사다.

팔레스타인 주민을 비롯한 이슬람교도 입장에서는 치욕스러운 날에 열리는 이 행사에서는 매년 이스라엘 우파와 팔레스타인 주민이 충돌한다.

이스라엘은 점령지 동예루살렘을 기존 예루살렘에 병합해 수도로 삼고 있지만 국제사회는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팔레스타인은 성지가 있는 동예루살렘을 미래 독립국가 건설시 수도로 생각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