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중심지 웨스트민스터도 노동당에 처음 뺏겨…자민당 예상 밖 선전
북아일랜드 의회 친아일랜드 정당 첫 1당 도약
파티게이트에 비틀…英 지방선거서 존슨 총리 보수당 패배(종합)
'파티게이트'와 물가 상승 등으로 민심이 악화하며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이끄는 보수당이 지방선거에서 크게 패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지방선거 중간 개표 결과 보수당은 예상대로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고 노동당은 런던에서 성과를 냈지만 전체 정치 판도를 뒤집을 정도는 아니다.

자유민주당은 기대 이상 약진했다.

오후 9시16분 현재 200개 지역구 중 195개에서 개표가 끝난 상황에서 보수당은 397석을 잃었고 노동당은 252석, 자민당은 189석을 각각 늘렸다.

이번 지방선거는 코로나19 이후 첫 전국 단위 선거로, 존슨 총리가 봉쇄 중 파티를 했다가 방역 규정 위반으로 범칙금을 내게 된 '파티게이트'와 에너지요금 등 물가 급등에 따른 생계비 부담 상승 등에 관한 여론을 가늠할 기회다.

이번 선거에선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200개 지역구의 구의원 약 7천명과 북아일랜드 지역 의회 의원 약 50명 등을 뽑았다.

파티게이트에 비틀…英 지방선거서 존슨 총리 보수당 패배(종합)
이날 선거 패배로 존슨 총리는 다시 위태로운 처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파티게이트로 당 안팎에서 사임 압박을 받다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관심이 분산되며 겨우 큰 고비를 넘긴 상황이다.

선거에서 패배한 보수당 후보들은 공공연히 총리를 탓하고 있다.

개표 초반부터 보수당은 런던의 상징적인 지역구 세 곳을 노동당에 넘겼다.

영국 정치·행정 중심지인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지역 구의회가 1964년 개설 이후 처음으로 보수당에서 제1야당인 노동당으로 넘어갔다.

저세율 정책 등으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아끼던 완즈워스 지역구도 44년 만에 처음이다.

존슨 총리는 "일부 지역에서 보수당이 좀 힘든 밤을 보냈다"면서도 보수당이 여전히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파티게이트에 비틀…英 지방선거서 존슨 총리 보수당 패배(종합)
키어 스타머 노동당 대표는 2019년 총선 패배 이후 이번에 큰 전환점을 맞았다며 자축했다.

그러나 노동당은 런던 외 지역에서는 뚜렷하게 승기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또 경찰이 지난해 봉쇄 중 당원들과 실내에서 맥주를 마신 일로 스타머 대표를 조사한다고 밝히면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존슨 총리에게 사임을 요구했던 스타머 대표가 규정을 어겼다는 결론이 나오면 노동당의 입장이 상당히 난처해질 것으로 보인다.

파티게이트에 비틀…英 지방선거서 존슨 총리 보수당 패배(종합)
자유민주당은 런던 남부 지역 등에서 승리를 거두며 예상외로 크게 선전하고 존재감을 키웠다.

북아일랜드에서는 친아일랜드 민족주의 정당인 신페인당(Sinn Fein)이 처음으로 지역 의회 다수당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신페인당은 분리주의 무력투쟁을 벌이던 북아일랜드공화국군(IRA)의 전 정치조직이었다.

신페인당이 집권한다고 해서 기술적으로 당장 독립을 추진할 수는 없지만, 심리적 영향은 막대할 것이라고 로이터통신이 분석했다.

신페인당은 선거에서는 아일랜드와 통합보다는 경제 문제에 초점을 맞추며 연방주의자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을 크게 앞섰다.

스코틀랜드에서는 제1당인 스코틀랜드국민당(SNP)이 의석을 더 늘리며 입지를 공고히 했고 2위가 보수당에서 노동당으로 바뀌었다.

이번 선거에선 런던 해머스미스 지역 구의원 선거에 노동당으로 출마한 권보라씨가 한국계로선 처음으로 재선에 성공했고 한인들이 모여 사는 킹스턴 지역에선 박옥진씨가 당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