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1992)에서 앵무새 ‘이아고’의 목소리를 연기한 미국 코미디언 길버트 고트프리드가 별세했다. 향년 67세. 고인은 1980년대 인기 코미디쇼 ‘새터데이 나이트 라이브(SNL)’를 통해 이름을 알렸고, ‘베벌리힐스 캅 2’ ‘주니어는 문제아’ 등 다수의 영화에 출연했다. ‘알라딘’에서는 앵무새 ‘이아고’의 목소리를 맛깔나게 연기해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1960∼1976년 도쿄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과정을 취재한 한종우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이 12일 노환으로 세상을 떠났다. 향년 90세.동양통신(1952∼1980년에 활동한 뉴스통신사) 창업주 성곡 김성곤(1913∼1975)의 생질인 고인은 고려대 영문과, 미국 캔자스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60년 동양통신 주일본 특파원으로 기자 생활을 시작했다.영어와 일본어가 모두 능통했던 고인은 1976년 귀국할 때까지 ‘최장수 특파원’으로 일본에 머물며 1965년 한·일 국교 재개 과정을 취재했다. 이후 1976년 동양통신 상무, 1979년 전무를 지냈고, 1980년 언론통폐합 후에는 코리아헤럴드 사장을 지냈다. 1990년부터 성곡언론문화재단 이사장으로 일했다. 2007∼2013년에는 학교법인 국민학원(국민대) 이사장을 지냈다.유족은 부인 서진옥 씨와 사이에 2남1녀(한순주·한재기·한용기 씨)와 사위 오영택 씨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15일. 02-3010-2000
6·25전쟁 참전용사인 윌리엄 웨버 예비역 대령이 9일(현지시간) 별세했다. 향년 97세. 1925년생인 웨버 대령은 원주 전투에 중대장으로 참전해 오른팔과 오른 다리를 잃고도 후송을 거부한 인물이다. 고인은 생전 6·25전쟁의 의미를 알리는 데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1995년 한국전 참전 기념비를 세우는 데 크게 기여했고, 전사자 명단이 새겨진 ‘추모의 벽’ 건립을 위해서도 앞장섰다.‘왼손 경례’로 유명한 고인은 지난해 5월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한국전 전사자 추모의 벽’ 착공식에 함께하기도 했다. 그는 워싱턴DC 한국전 참전기념공원 내 ‘19인 용사상’ 모델 중 1명이기도 하다.고인은 지난해 제66회 현충일 기념식에는 영상 편지를 통해 “한국전에서 한국 장병들과 친분을 맺고 함께 싸우고 슬프게도 그들이 목숨을 잃는 순간까지 지켜봤다”고 떠올리며 “함께 복무한 카투사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이라고 소회를 전하기도 했다. 고인은 2015년에는 6·25전쟁 미군 전사자 3만6574명의 이름을 일일이 부르는 호명식을 주도하기도 했다. 국방부로부터 제2회 백선엽 한미동맹상을 수상했다.웨버 대령을 추모하는 애도도 잇따랐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웨버 대령 유가족에게 조전을 보내 애도를 나타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한·미 동맹은 자유를 위해 싸웠던 영웅들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들의 애국심과 인류애를 꼭 기억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보훈처는 웨버 대령 유가족에게 황기철 처장 명의의 조전과 추모패를 보냈다.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당시 1000여 명의 유대인 목숨을 구한 독일인 사업가 오스카 쉰들러의 개인 비서 미미 라인하르트 씨가 별세했다고 AFP통신이 지난 8일 보도했다. 향년 107세.라인하르트는 쉰들러의 비서로 폴란드 크라포프시(市) 유대인 거주구역에서 쉰들러의 공장에 취직할 유대인 노동자들의 명단을 작성했다. ‘쉰들러 리스트’(사진)에 오른 이들은 나치 수용소로 이송돼 처형되는 것을 면했다.라인하르트의 손녀인 니나는 친지들에게 보낸 부고에서 “너무나 사랑스럽고 너무나 독특한 저의 할머니께서 107세를 일기로 돌아가셨습니다. 평안히 안식하시길”이라고 밝혔다.오스트리아 태생인 라인하르트는 자신도 유대인으로 쉰들러에 의해 비서로 채용돼 1945년까지 함께 일했다. 2차 세계대전 후 그는 뉴욕으로 갔다가 2007년 외아들 사카 바이트만이 있는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이후 말년을 텔아비브 북부에 있는 양로원에서 보냈다.쉰들러는 자신의 목숨이 위협받는 상황에서도 유대인 1300명을 자신의 공장에 취직시키는 방법으로 나치의 대학살로부터 구해냈다. 이 같은 실화를 그린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쉰들러 리스트’는 오스카상을 수상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