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군 "드니프로강 지류 많아 러 진입 힘들 것" 주장
키이우 20㎞까지 러 접근…우크라군, 다리 끊고 저지 총력
[우크라 침공] 키이우 둘러싼 습지대, 러 진격 막는 '방벽'되나(종합)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키예프) 도심을 노린 러시아군의 공격이 집중되고 있지만 이 도시를 둘러싼 습지대가 '천혜의 방벽'이 될 수 있다고 영국 BBC방송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방송은 다른 도시와 달리 키이우는 러시아군의 공격에 정면으로 노출되지 않았다면서 그 이유를 분석했다.

수도 방어를 담당하는 우크라이나군 장성급 2명은 BBC방송에 러시아군이 야포 사정거리 이내로 키이우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수도방위군이 철저히 막아내고 있다는 점을 말했다.

그러면서 도심을 겨냥한 미사일 공격에는 방어가 취약하지만 키이우의 지형과 지질 자체가 수도 방어에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키이우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드니프로강과 여러 작은 강, 지류들이 러시아군 전차와 보병의 진격을 막는 '천연 방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우크라이나군의 안드리 크리셴코 장군은 "도시 주변에는 드니프로 강으로 흘러드는 작은 강이 많고 습지가 발달됐다.

이는 병력의 대규모 이동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현재 계절상 기온이 올라 언 땅이 녹는 봄이 가까워지는 것도 우크라이나로선 유리하다.

크리셴코 장군은 산업도시인 키이우 곳곳의 공장에서 도시 방어에 필요한 콘크리트와 모래주머니, 대전차 방해물 등 물자를 자체 생산할 수 있다는 점도 방어에 유리한 요소로 꼽았다.

우크라이나군의 세르기이 크냐제프 장군은 키이우의 북서쪽과 동쪽에서 두 갈래로 진격해오던 러시아군의 주공을 공격해 저지하는 데 성공했다고 말했다.

이달 초에는 64㎞ 길이의 러시아군 전차와 차량 행렬이 키이우 도심에서 27㎞ 거리까지 접근해 상당한 우려를 낳았지만, 연료 등 물자가 떨어지고 우크라이나군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분산 재배치되면서 현재는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크라 침공] 키이우 둘러싼 습지대, 러 진격 막는 '방벽'되나(종합)
크냐제프 장군은 현재 키이우에 가장 가까운 러시아군 부대는 북서쪽으로 20㎞ 떨어진 이르핀강 건너에 있는 보병이지만 전략적으로 중요한 다리들이 폭파된 까닭에 도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은) 늪이 많은 저지대여서 그들(러시아군)이 지날 수 없다"며 "우크라이나군이 없다면 강에 부교를 가설할 수도 있지만 이미 우리 병사들이 (반대편에) 배치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BBC는 두 장성이 이렇게 키이우 방어를 장담하는 와중에도 주변에선 격추된 러시아군 미사일의 잔해가 떨어져 시민이 목숨을 잃는 일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BBC는 압도적 전력 차에도 러시아군을 막아내는 우크라이나군의 모습이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지만 러시아는 아직 키이우 공략에 전력을 다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우크라이나군은 15일 러시아군이 키이우 서부 지역에 포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 공격으로 16층 아파트에 대형 화재가 발생해 최소 2명이 숨졌고 다수가 불타는 건물에 갇혀 구조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