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검찰이 러시아·미국 이중국적자를 러시아 정부를 위해 불법 로비 활동을 벌인 혐의로 기소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소된 인물은 엘레나 브랜슨(61)으로 러시아 체제를 선전하는 '아이 러브 러시아'라는 캠페인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 침공] 미·러 이중국적자, 미국서 불법 로비혐의 기소
그는 미 정부에 등록하지 않고 러시아를 위한 로비 활동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브랜슨은 러시아 정부에서 수만 달러를 받아 아이 러브 러시아 캠페인을 진행하는 뉴욕 소재 '러시안 센터'의 활동비로 쓴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 러브 러시아 캠페인은 미국 젊은 층에 러시아 문화와 역사를 전파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슨은 하와이 카우아이섬에 있는 옛 러시안 항구의 이름을 바꾸지 않도록 하와이주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주정부 관계자들에게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현지 당국자와 만나도록 여행을 주선한 혐의도 받는다.

이런 행위 자체는 범죄가 되지 않지만, 해외 정부를 위해 활동하는 로비스트는 미국 법무부에 신고해야 한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 관계자는 "브랜슨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러시아 최고위층과 만나거나 연락을 주고받았다"고 전했다.

브랜슨은 이와 함께 러시아 공직자나 관련자가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비자 위조 범죄에 관여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2020년 연방수사국(FBI) 조사를 받은 직후 러시아로 거처를 옮겼으며 현재까지 수배 중이다.

그는 FBI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슨에 대한 기소는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의 책임을 물어 러시아에 경제제재 등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고 로이터 통신은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