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일부 철군 주장에 위성사진은 '글쎄'…전문가 신중론
우크라이나 국경지대에서 군병력을 일부 철수한다는 러시아 발표와 달리 위성사진에는 아직 별다른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으며 이에 군사전문가들은 신중론을 나타냈다고 뉴욕타임스가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러시아의 최정예 부대에 속하는 중부와 동부 군사지역 부대는 여전히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그대로 배치돼 있다.

이들 부대는 최근 며칠간 우크라이나 국경으로부터 불과 수십 마일 떨어진 곳에서 침공을 위한 대형을 유지해왔는데, 여전히 그대로라는 것이다.

또 지난주 우크라이나 인근지역에 투입된 수십 대에 달하는 러시아의 공격용 헬리콥터와 전투기 역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적어도 일부 지역에서는 오히려 병력을 증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 해병대 출신의 런던 킹대학 대학원생이자 러시아 군사 전문가인 로브 리는 "어제와 그제 러시아 군사 물자가 국경 부근의 벨고로드에 속속 도착해 집결지로 이동했다"며 "나는 (철군 주장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과거에도 철군을 주장했지만, 군사 장비를 쉽게 재배치할 수 있도록 제자리에 두었을 뿐이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4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에 소규모로 병력을 늘리고, 여름에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한 후에 장비를 들고 가지 않았던 것과 같다는 것이다.

미국 싱크탱크인 랜드연구소 다라 마시코트 군사전략가도 "우려스러운 것은 러시아가 다시 쉘 게임(일종의 사기 게임)을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군사 장비를 임의 장소에 남겨둘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와 함께 러시아가 설령 서부와 남부 지역에서 대규모의 부대를 철수한다고 해도, 여전히 크림반도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북쪽에서는 침공을 개시할 만큼의 충분한 병력이 여전히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러시아는 그동안 전투기와 특수부대, 공수부대를 포함해 대규모 군대를 증강해왔으며,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에서도 바다와 육지 양쪽으로 치고 들어올 만큼의 충분한 병력을 배치했다.

유럽 주둔 미 육군사령관을 지낸 벤 호지스는 "러시아 국방부가 철군할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나는 눈에 보이는 대로 믿을 것"이라면서 철군이라고 할 만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고 신뢰하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