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LNG 잉여 물량 유럽에 팔기로…우크라 사태 美와 공조 과시(종합)
일본 정부가 내달부터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물량의 일부를 유럽 국가들에 주기로 했다.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일본 경제산업상은 9일 LNG 수입 물량에서 국내 수급 안정에 필요한 몫을 제외한 잉여분을 유럽 국가로 돌리겠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종합상사 등 해당 기업을 상대로 국내 필요량에 영향이 없는 범위에서 내달부터 잉여 물량을 유럽 국가들에 매각하도록 협조를 요청하기 시작했다.

미국과 유럽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경우 경제제재에 나설 예정이고, 러시아는 이에 맞서는 대항 조치로 유럽에 공급하는 LNG 물량을 줄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은 LNG 수입을 러시아에 의존하는 유럽 국가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일본 정부에 타진했다.

교도통신은 동맹국 간 협조를 중시해 유럽을 지원한다는 것이 일본 정부 방침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일본 기업들이 유럽에 줄 수 있는 물량은 올 3월분의 경우 수십만t 규모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져 일본이 넘기는 물량이 유럽의 에너지난 해소에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본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미국과 긴밀히 공조한다는 메시지를 발신하는 효과는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日, LNG 잉여 물량 유럽에 팔기로…우크라 사태 美와 공조 과시(종합)
이와 관련, NHK방송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협력 요청에 일본 정부가 이례적인 대응을 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은 화력발전 연료와 도시가스로 사용되는 LNG 전량을 해외에서 들여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입국이다.

일본가스협회에 따르면 2020년도 LNG 수입량은 7천636만t에 달했다.

천연가스를 이용한 화력발전은 일본 국내 전원(電源) 구성의 약 40%를 차지한다.

LNG 공급을 둘러싼 유럽과 러시아의 신경전은 이미 시작됐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에 따르면 지난달 유럽의 LNG 수입량은 1천100만t대를 기록해 작년 1월의 약 4배 수준으로 늘었다.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이 최근 석 달 사이에 3배로 급증해 수입량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

이 결과로 LNG 소비량의 3분의 1 정도를 러시아에 의존하던 유럽은 올 4∼5월까지 필요한 재고 비축을 목전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반면에 러시아는 유럽 수출을 줄이고 있다.

올해 1월 러시아 국영 기업인 '가스프롬'이 유럽으로 수출한 LNG는 600만t에 약간 미달했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하면 약 40% 감소한 수준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