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우파 정당 그룹 협상 지속…'타협점 찾아야' 압박 가중

이탈리아 대통령 후보 선출 협상 답보…2차 투표도 백지가 절반
이탈리아 대통령 선출 투표가 시작된 지 이틀이 지났지만 돌파구가 쉽게 마련되지 않는 양상이다.

좌·우파 정당 그룹은 25일(현지시간)에도 대통령 후보 천거를 위한 협상을 벌였으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했다.

양대 극우당 동맹(Lega)·이탈리아형제들(FdI)과 중도우파 성향의 전진이탈리아(FI) 등으로 구성된 우파 연합은 이날 레티치아 모라티 전 교육장관, 카를로 노르디오 전 검사, 마르첼로 페라 전 상원의장 등 3명을 추천했으나 범좌파 정당 그룹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최다 의석을 가진 오성운동(M5S)·중도 좌파 민주당(PD) 등이 속한 좌파 정당 그룹은 "유용한 제안"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모두의 동의를 받을 수 있는 후보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26일 다시 만난 논의하자고 우파 정당 그룹에 제안했다.

후보 추천 협상이 답보 상태를 보이는 가운데 25일 실시된 2차 투표 역시 1차와 마찬가지로 백지 용지가 다수 나오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헌법에 규정된 대의원 1천9명 중 976명이 투표에 참여했는데 이 가운데 527장의 투표용지가 백지였다.

672장이 백지였던 1차 때보다는 다소 줄었으나 여전히 과반이다.

유효 투표 중에서는 파올로 마달레나 전 헌법재판소장과 세르조 마타렐라 현 대통령이 나란히 39표로 최다 득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26일에 실시되는 3차 투표 역시 전망은 밝지 않다.

현지 정가에서는 투표보다는 오히려 주요 정당들의 물밑 협상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당선 기준이 대의원 3분의 2 찬성에서 과반(505표)으로 완화되는 4차 투표(27일) 직전 의미 있는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민주당의 엔리코 레타 대표도 "26일이 중요한 하루가 될 수 있다"고 언급해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했다.

정치권 안팎에선 주요 정당들이 조속히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되는 형국이다.

오성운동 당수인 주세페 콘테 전 총리는 우파 정당과의 협상을 촉진하고자 별도의 후보를 제안하지 않기로 했다면서 "낭비할 시간이 없다.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