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인권운동' 투투 대주교, 케이프타운 대성당에 영면
남아프리카공화국 흑인 인권운동의 상징인 고(故) 데즈먼드 투투 대주교가 2일(현지시간) 영면에 들었다고 AFP 통신이 전했다.

이날 새벽 투투 대주교가 생전 아파르트헤이트(흑인 인종차별) 반대 운동을 펼쳤던 케이프타운의 세인트 조지 성공회 대성당에서 그의 안장 의식이 열렸다.

성공회 측은 성명을 통해 이날 일찍 비공개 가족 예배로 의식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현장에는 부인 레아 투투 여사를 비롯한 약 20명의 가족 구성원이 자리했으며, 타보 막고바 현 케이프타운 대주교가 대성당 중앙제단 앞의 추모석 아래에 그의 유골함을 안치했다.

막고바 대주교는 "이번 기회를 이용해 페이지를 새로 넘기자"면서 "투투 대주교가 옹호했던 근본적이고 혁명적인 변화를 위해 헌신하자"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장례식 때 쓰인) 밧줄 손잡이가 달린 소나무관과 같이, 투투 대주교처럼 간소하게 살자"고 말하기도 했다.



아파르트헤이트 반대 운동으로 1984년 노벨평화상을 받은 투투 대주교는 지난달 26일 90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고인은 생전에 자신의 장례를 검소하게 치르도록 당부했고, 특히 저렴한 관을 사용하고 친환경적인 화장 방식을 쓰도록 요청했다는 게 AFP 설명이다.

이에 따라 그의 시신은 소박한 소나무 관에 안치된 채 지난달 30∼31일 일반 참배객의 조문을 받았다.

지난 1일 가족과 지인, 종교·정치계 인사 등 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추모예배는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직접 조사를 했다.

라마포사 대통령은 당시 투투 대주교를 "남아공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자유·정의·평등·평화를 위한 투쟁에 있어 운동가(crusader)였다"라고 평가했다.

또 "(남아공 첫 흑인 대통령인 넬슨 만델라가) 우리 민주주의의 아버지인 반면, 투투 대주교는 우리 새 국가의 정신적 아버지였다"면서 "우리의 윤리기준이자 국가의 양심"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투투 대주교의 시신 처리는 그의 유지에 따라 일반 화장보다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수(水)분해장'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AFP는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이영호기자 hoya@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