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항공 "중국 청소규정 강화 때문" vs 중 매체 "승무원 부족이 원인"
중국행 미국 여객기 회항 놓고 '네탓 공방'
지난주 중국 상하이(上海)로 가던 미국 여객기가 비행 도중 회항한 원인을 두고 항공사와 중국 측이 서로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

28일(현지시간) 미국매체 CNN 등에 따르면 지난 21일 미국 시애틀에서 이륙한 미국 델타항공 DL287 여객기가 비행 도중 회항해 미국으로 돌아갔다.

델타항공 측은 회항 이유와 관련, 당일 중국 정부가 발표한 청소 규정 변경 때문에 예정대로 상하이 공항에 착륙했을 경우 상당한 운영상의 지연이 발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새 규정에 따르면 지상 체류 시간이 상당히 늘어나며 이는 항공사 운영상 실행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내년 베이징(北京) 동계 올림픽을 앞둔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근 방역 규정을 강화하고 있지만, 아직 변경된 규정의 내용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는 게 외신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 관영매체 글로벌타임스는 미국 주재 중국대사관과 중국인 탑승객 등을 인용해 델타항공 측 입장을 반박했다.

회항이 델타 항공사의 승무원 부족 때문일 가능성이 있는데 책임 전가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주미 중국대사관은 최근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승무원 부족으로 국내외 항공편 다수가 취소된 사실을 지적하며, 상하이행 델타항공 여객기의 회항이 중국 측의 입국 금지 때문이라는 일각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한 익명의 항공업계 분석가는 "시애틀에서 출발한 여객기는 한국에 착륙해 환승과 승무원 교대를 한 뒤 상하이에 도착한다"면서 승무원 교대는 법정 근로시간 준수 등을 위한 것인데 한국에 교대 가능한 승무원이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을 내놨다.

탑승객 가운데 대다수였던 중국인들은 당시 회항에 따른 비자 만료와 체류비용 증가 등으로 손해를 입었으며, 중국 공관이 항공사에 항의했다고 글로벌타임스는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중국 정부의 새로운 항공기 청소 규정을 두고 미·중 간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미 국무부 당국자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항공기에 대한 엄격한 소독 조치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규정 변경을 원하고 있다.

델타항공은 매주 미국 디트로이트와 시애틀에서 각각 출발하는 상하이행 여객기 2편을 운항 중인데, 항공사 측은 향후 중국행 항공편 운항이 "매우 유동적인 상태"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