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 팔레스타인 편들어…이스라엘 여권으로 입국 불가

국교가 이슬람교인 말레이시아가 다음 달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세계 스쿼시대회에 참가하려는 이스라엘 선수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해 또다시 갈등이 불거졌다.

이슬람국 말레이시아, 세계 스쿼시대회 이스라엘팀 비자 거부
26일 베르나마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스쿼시연맹(WSF)은 "말레이시아 당국이 이스라엘 스쿼시팀에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며 "모든 회원국이 대회에 참가할 수 있길 바란다"고 전날 성명을 냈다.

세계스쿼시연맹은 월드 팀 챔피언십 남자 경기를 다음달 7∼12일 쿠알라룸푸르에서 개최한다.

이번 대회는 본래 올해 초 뉴질랜드에서 열릴 예정이었지만, 코로나 사태로 연기됐다가 말레이시아로 개최지가 변경됐다.

이스라엘 스쿼시연맹은 "스포츠와 정치를 같이 생각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며 말레이시아가 비자 발급을 계속 불허할 경우 스위스에 있는 스포츠중재재판소 판단을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말레이시아는 과거에도 이스라엘 선수팀의 비자 발급을 꾸준히 불허했다.

말레이시아는 2019년 제9회 세계장애인수영선수권대회에 이스라엘 선수팀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가 대회 개최권을 박탈당했다.

앞서 2015년에도 랑카위섬에서 열린 세계 청소년요트선수권대회에 이스라엘 선수들의 참가를 불허했다.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이스라엘 선수단의 입국이 허용됐던 1997년 국제크리켓협회(ICC)배 크리켓 대회 때는 흥분한 군중들이 폭력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슬람국 말레이시아, 세계 스쿼시대회 이스라엘팀 비자 거부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과 관련해 같은 이슬람 국가인 팔레스타인의 편을 들어왔다.

팔레스타인은 1948년 5월 14일 이스라엘의 건국 선포로 팔레스타인인들이 추방당했다며 자신들의 땅을 돌려달라고 투쟁 중이다.

팔레스타인은 인구의 98%가 무슬림이고, 이스라엘은 인구의 75%가 유대교를 믿는다.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아서 이스라엘 여권으로 입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말레이시아는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이 통치하는 가자지구를 공격할 때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개입을 촉구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목소리를 높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