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스가 정권과 별 차이 없어…'자민당의 우경화 결과' 지적
'우익단체 가입자들이 모두 엄청난 우파인 건 아니다' 견해도
"기시다 내각 ⅔는 일본회의…극우단체 영향력은 정권 실무진 인선 봐야"
4일 출범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 구성원 중 극우단체에 이름을 올린 각료가 3분의 2에 달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극우단체인 '일본회의'에 관한 분석서인 '일본회의의 연구'의 저자인 스가노 다모쓰(菅野完) 씨는 기시다 총리를 포함해 내각 구성원 21명 가운데 14명이 일본회의를 지원하는 국회의원 모임인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몸담고 있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기시다 총리 이외 마쓰노 히로카즈(松野博一) 관방장관, 기시 노부오(岸信夫) 방위상,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경제산업상 등이 포함된다.

일본회의는 일본이 일으킨 침략 전쟁인 태평양 전쟁에 관해 "대동아전쟁은 자위(自衛) 전쟁"이라고 주장하거나 일본군 위안부 동원에 대한 비판을 두고 "사실관계를 무시한 근거 없는 비난이 일본 정부와 일본군을 향하는 풍조"라고 주장한 극우단체다.

1년 전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내각이 발족할 때는 스가를 비롯해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에 가입한 적이 있는 이들이 15명으로 파악된 바 있다.

"기시다 내각 ⅔는 일본회의…극우단체 영향력은 정권 실무진 인선 봐야"
아베 정권 때는 개각 상황에 따라 차이가 있었지만 이보다 많거나 비슷한 수준이었다.

기시다 내각 구성원 21명 중 일본회의 국회의원 간담회, 신도정치연맹(신정련) 국회의원 간담회, 다함께 야스쿠니신사(靖國神社)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 창생 '일본', 일본의 전도와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 등 우익 성향의 단체에 하나라도 몸담은 이들은 모두 16명이라고 스가노는 전했다.

스가노는 우익 단체에 이름을 올린 각료가 다수를 이룬 것에 관해 "기시다 내각의 특징이라기보다는 이미 자민당 인재가 바닥을 드러내 극우 의원밖에 살아남아 있지 않은 것의 표현"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그는 "일본회의를 비롯한 극우단체가 새 정권에 영향력을 지니는지는 앞으로 발표될 부(副)대신 인사나 총리보좌관 인사 등 정권의 실무를 담당할 사람들의 면면을 봐야 할 것"이라며 판단을 유보했다.

역시 일본회의를 분석한 '일본회의의 정체'를 출간하기도 한 저널리스트 아오키 오사무(靑木理)는 우익 단체와 관련해 정치권에 '일단 가입하고 보자'는 분위기도 있으며 "이들 단체에 가입한 사람들이 모두 엄청난 우파인 것은 아니다"며 일본회의 가입 여부 등이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앞서 밝힌 바 있다.

일본 정계 소식에 밝은 한 인사는 내각 구성원 중 대표적인 우익 인사로 지목된 마쓰노 관방장관에 관해 "기시다가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정조회장)으로 활동하던 시절에 마쓰노가 정조회장 대리였기 때문에 신뢰하는 것 같다"며 이번에 관방장관으로 발탁한 것과 마쓰노의 역사 인식을 연결 짓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취재보조: 무라타 사키코 통신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