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계속하고 싶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에서 14~16살 여자 청소년 축구팀이 탈출해 포르투갈로 망명했다.

22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아프간 여자 청소년 축구팀 선수 26명과 코치와 그들의 가족 등 80명이 19일 밤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에 도착했다.

이들을 아프간에서 해외로 망명시키는 '사커볼 작전'은 미국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관리를 역임하고, 아프간의 특수부대에서 일했던 로버트 맥크리어리가 주도했다.

이번 작전에는 국제축구연맹(FIFA)과 함께 전직 미군 장군, 미 중앙정보국 CIA 베테랑 출신 인도주의 단체 설립자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간을 장악하자 FIFA는 생명의 위협을 받게 된 아프간 여자축구 선수들을 탈출시켜 달라는 서한을 각국 정부에 보냈다.

탈레반은 재집권 후 여성의 교육과 취업을 허용하는 등 여성의 권리를 존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성의 권리를 탄압하는 과거의 모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현지 사립대 여학생들은 니캅, 아바야 등을 착용해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려야 수업을 받을 수 있다. 남학생들과는 커튼 등으로 공간을 분리해 수업을 받아야 한다. 얼굴과 몸이 드러날 위험이 있다며 여성의 스포츠 경기도 금지했다.

호주 정부는 아프간 여자 축구 대표팀 선수를 포함한 여자 스포츠 선수와 가족 50여 명을 호주 항공편으로 대피시켰다. 여자 청소년 축구팀 선수들과 가족도 성인 대표팀 선수들이 호주로 대피한 뒤 카불을 떠나려 했지만, 카불 공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발이 묶였다.

포르투갈에 도착한 아프간 소녀들은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축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포르투갈 출신의 세계적인 축구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김정호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