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욕구해결·한미동맹촉진·도발억제…더 강한 제재는 효과 없을 것"
빅터차 "한반도 긴장 해소책은 외교뿐…다목적용 대북 인도지원"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에 이어 탄도미사일까지 시험 발사하며 한반도 긴장이 높아가는 가운데 위기 해소책은 외교뿐이라는 미국 현지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빅터 차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는 16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 기고에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비핵화 외교에 진전이 없는 것은 북한 문제에 관심을 둘 겨를도 없이 아프가니스탄 이슈에 집중했던 미국의 혼란상과 북한의 무관심이 교차한, 좀처럼 보기 힘든 상황의 결과라고 진단했다.

차 석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을 지낸 인사다.

그는 백악관이 지난 4월 도널드 트럼프의 '보여주기식'과 버락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 둘 다 채택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이후 정부 누구도 이 모호성을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며 의도적인 로키 대북 정책을 구사해왔다고 밝혔다.

이 와중에 북한이 장거리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바이든 대통령이 지금까지는 피할 수 있었던 곤경에 직면하게 함으로써 상황을 뒤흔들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신호를 보냈다는 게 그의 시각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한미군사훈련 등에도 정부 출범 첫해에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맞닥뜨렸던 이전 정부들과 달리 아직 그런 위기에 직면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차 석좌는 "그 같은 도발이 없다는 게 위기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며 "여기서 빠져나갈 길은 두 가지로, 하나는 미국과 동맹이 통제할 수 있고 다른 하나는 그럴 수 없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북한이 원자로 재가동 징후가 포착되고 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지속한다면서 "이 문제에 대한 일반적인 해결책은 이를 강제로 멈추게 하도록 북한에 더 많은 제재를 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북한이 대유행으로 인한 국경 폐쇄로 가장 혹독한 제재에 놓여있다며 "이 옵션은 미 정치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효과는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위협을 막기 위한 유일한 해결책은 외교"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북 인도적 지원은 적절한 검증 프로토콜에 따라 유엔 안보리 결의와 미국법상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도주의적 지원은 "북한 사람들의 욕구를 해결하고, 관여 지향적인 한국과의 동맹 연대를 촉진할 것"이라며 "김정은이 미국과 대화하는 중에 행동할 것 같지 않기에 점증하는 도발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한반도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을 감소시키고 추가적인 외교를 위한 일부 모멘텀을 만들 수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차 석좌는 "미국이 그런 지원을 꺼린다면 다음 핵실험을 기다렸다가 외교가 벼랑 끝에서 끌어내 주길 바라면서 기회를 잡을 수는 있다"면서 다만 국내에서 처리해야 할 일이 많은 바이든에게 그 같은 또 다른 위기가 필요한지 반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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