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뉴욕 라이벌전 앞두고 추모행사
9·11 20년 미국 전역서 조기·묵념…"결코 잊지 말자"
미국은 11일(현지시간) 9·11 테러 발생 20년을 맞아 추모 분위기에 잠겼다.

미국 곳곳에서 9·11 테러의 끔찍한 비극을 잊지 말자며 단합을 촉구하고,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가 벌어졌다.

이날 밤 뉴욕시 시티필드에서는 미국 프로야구 뉴욕 양키스와 메츠의 경기를 앞두고 9·11 테러 추모 행사가 열렸다고 뉴욕타임스(NYT), AP 통신 등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양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도열해 모자를 벗은 뒤 묵념했고 시티필드를 가득 메운 관중 4만3천여명도 일제히 일어서 고개를 숙였다.

관중석 곳곳에서는 미국 국기와 '결코 잊지 말자'(Never Forget)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이날 양팀 선수 및 코치들은 9·11 테러 당시 인명 구조에 헌신한 소방관과 경찰관을 기리는 모자를 썼다.

시구에는 2001년 당시 뉴욕 메츠 감독이었던 바비 밸런타인과 뉴욕 양키스 감독이었던 조 토레가 나섰다.

뉴욕 라이벌인 양팀 경기는 '지하철 시리즈'로 유명한데 양키스가 이날 접전 끝에 8-7로 승리했다.

양키스의 강타자 에런 저지는 "오늘은 매우 감정에 휩싸인 날이지만 모두가 도시(뉴욕)를 위해 뭉칠 수 있어서 좋았다.

멋진 게임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9·11 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옛 세계무역센터(WTC) 자리인 '그라운드 제로'에서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빌 클린턴 전 대통령 등이 참석한 추모식이 진행됐다.

전·현직 대통령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생각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행사장에 입장했고 왼쪽 가슴에는 푸른색 추모 리본을 달았다.

9·11 테러 당시 테러범들이 몰던 비행기가 세계무역센터 건물과 처음 충돌한 시각인 오전 8시 46분을 시작으로 묵념이 여러 차례 진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뉴욕과 펜실베이니아 섕크스빌, 워싱턴DC 인근 국방부까지 테러 장소 3곳을 모두 찾았다.

전날 9·11 테러와 관련해 성명으로 국가통합을 강조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추모식에서는 공개 연설을 따로 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섕크스빌 추모식에 참석해 연설했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을 찾았다.

NYT는 뉴욕의 청명한 날씨 속에 많은 사람이 그라운드 제로를 찾아 9·11 테러를 떠올리며 슬퍼했다고 전했다.

뉴욕에서는 노동계 지도자와 정치인 등이 모여 9·11 테러로 숨진 세계무역센터의 식당 '윈도우즈 온더 월드'의 노동자들을 기리고 전국적인 서비스 산업 분야의 여건 개선을 촉구하는 행사도 열렸다.

이 식당에서는 9·11 테러 당시 직원 73명이 목숨을 잃었다.

아울러 이날 미국 내 공원, 박물관, 대학교 등 곳곳에서는 9·11 테러 20주년을 추모하는 미국 국기가 휘날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