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정부서 아시아 순방 최고위 인사…아프간 사태후 동맹결속도 과제
'중국 뒷마당' 찾은 美부통령 "인도태평양은 미국 안보에 중요"(종합)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23일(싱가포르 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동남아 국가인 싱가포르를 찾아 중국 견제와 동맹 강화의 의지를 표명했다.

중국과 갈등이 증폭되는 와중에 중국의 '뒷마당'에서 미국의 핵심 이익이 인도태평양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고, 아프가니스탄 사태와 맞물려 미국에 대한 동맹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성격이 강하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 리셴룽 총리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과 미 해군전함 털사 위에서 한 연설에서 "인도태평양은 미국의 안보와 번영에 중요하다"며 "21세기의 역사는 바로 이곳에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남중국해에서 국제질서와 항행 자유에 기초한 규칙에 대해 파트너 및 동맹국과 협력할 것"이라며 "자유롭고 개방적인 태평양 지역이 필요하다"고 재확인했다.

모두 중국을 겨냥한 표현들로 여겨진다.

실제로 미국과 싱가포르는 P-8 항공기와 전투함의 싱가포르 순환배치 등을 재확인하는 등 안보합의를 도출하고, 금융과 군사의 사이버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또 미국의 우선순위 중 하나인 반도체 칩 등 공급망 구축에서 양국 간 대화를 시작하기로 했다.

미군 철군과 맞물려 탈레반이 아프간을 예상보다 빨리 점령함에 따라 빚어진 아프간 사태도 순방 기간 화두로 떠올랐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이 자국 이익에 따라 동맹을 저버릴 수 있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심어줬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어 동맹의 우려 불식이 과제로 대두된 상황이다.

'중국 뒷마당' 찾은 美부통령 "인도태평양은 미국 안보에 중요"(종합)
리셴룽 총리는 "우리는 TV 스크린으로 아프간에서 벌어지는 일을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의 결의와 약속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미국이 앞으로 어떻게 일을 진행할지일 것"이라고 밝혔다.

리 총리는 싱가포르가 아프간 대피를 돕기 위해 수송기를 제공했다고 협력 의사를 밝히면서도 "우리는 아프간이 다시는 테러의 진원지기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는 미국과 교역이 활발하지만, 미중 관계가 악화하자 중국과 강한 유대 관계를 맺고 중립적인 입장을 유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해리스 부통령은 동남아 국가에 대한 미국의 약속이 굳건하며 아프간과 비교할 대상이 아님을 확신시키는 것이 이번 순방의 임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24일까지 싱가포르 방문 일정을 끝내고 25~26일에는 베트남을 찾는다.

미 부통령의 베트남 방문은 이번이 처음이다.

미 당국자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순방에 대해 "미국과 중국 중 어느 한쪽을 선택하라고 요청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남중국해의 항행의 자유와 같은 명확한 원칙을 옹호하는 것이지, 분쟁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