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전 인터뷰 후 지방·현장·학교로 무대 옮겨 활동…"이겨야 한다" 신념 불변
"패배하면 삼대가 암흑 속으로…북한처럼 살 순 없어" "총 들어야 한다면 기꺼이"
[인터뷰] 쿠데타 6개월 '저항은 계속된다' 미얀마 젊은이들
"총을 들어야 한다면 기꺼이 들겠다"
미얀마에서 군부 쿠데타가 발발한 지 지난 1일로 6개월이 됐다.

군경 폭력에 의한 사망자는 약 1천명으로 늘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3차 유행까지 겹치면서 국민의 고통은 감내하기 힘든 수준까지 커졌다.

군부는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하고 있다.

연합뉴스는 쿠데타 발발 한 달째인 3월 초 인터뷰했던 미얀마 젊은이 3명을 최근 이메일을 통해 다시 만났다.

연합뉴스는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들과 연락을 취하며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들은 5개월 전과 활동 무대도, 저항의 방식도 달랐지만 변하지 않은 것은 '승리에 대한 믿음'이었다.

타욱 나웅(23·가명)씨는 현재는 집이 있는 양곤을 떠나 다른 지역에서 활동 중이다.

반군부 소식을 퍼뜨리는 온라인 활동과 함께 군부를 피해 달아난 이들을 위한 물품을 지원하고 지낼 장소를 마련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실시간 소통이 가능한 트위터를 통해 미얀마의 유혈 탄압 상황을 전세계로 알렸던 '키보드 전사' 미얏 뚜(20·가명)씨는 활동 무대를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옮겼다.

그는 재정적 도움이 절실한 시민불복종 운동(CDM) 참여자들이나 코로나19 환자 및 불가피하게 피란민 생활을 하는 이들을 돕기 위한 모금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5개월전 인터뷰 당시 겁이 많은 자신보다 젊은 시절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던 어머니가 더 적극적으로 거리 시위에 나서기를 권유했다고 전했던 초 모에(24·가명)씨는 쿠데타로 '멈춘' 교육 시스템을 대신해 현장에서 시민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었다.

활동하는 무대는 달랐지만, 이들은 "우리는 여전히 이길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또 최악의 국가 재난으로 악화해가는 코로나19에 대해서도 군부가 국민을 무릎 꿇리기 위한 '무기'로 악용했다면서, 군부에 대한 증오가 커져만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향후 활동 계획을 언급하면서는 비장함도 묻어났다.

나웅씨는 "목숨을 희생해야 한다고 할지라도 군부에 철저히 저항할 것"이라며 "총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다면 기꺼이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뚜씨는 "이번에 실패하면 최소한 삼대(三代)가 다시 암흑 속에서 살아야 하고, 이전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을 것이라는 점을 우린 알고 있다"며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모에씨는 교육 분야에서 힘닿는 데까지 돕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세 사람과의 일문일답. 신분 노출시 피해를 우려해 활동 지역과 이들의 사진은 싣지 않았다.

[인터뷰] 쿠데타 6개월 '저항은 계속된다' 미얀마 젊은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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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욱 나웅(23·가명)
--쿠데타 6개월 동안 근황은.
▲ 현재는 집이 있는 양곤을 떠나 있다.

쿠데타 6개월이 지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군부에 저항하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반군부 저항과 관련한 소식들을 전하고 있다.

군부 탄압을 피해 집을 떠나 온 이들을 위해 모금을 하고 지낼 곳을 알아봐 주는 활동도 하고 있다.

젊은 층을 대상으로 무료로 영어와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쿠데타 첫 달 인터뷰 때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어떤 생각인가.

▲ 그 물음에는 언제나 똑같이 분명하게 대답할 것이다.

"우리는 이길 것이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국민 고통은 커져만 간다.

군부가 더 미울 것 같다.

▲ 매일 수천 명 국민이 죽어 나가고 있다.

시민들은 군부를 믿지 않는다.

게다가 군부는 코로나19에 걸린 이들을 제대로 돕지도 않는다.

치료도 제대로 안 해주는 건 물론, 산소와 같은 의약품도 제한한다.

자원봉사를 통해 환자들을 돌보는 의사와 간호사를 잡아가기까지 한다.

군부에 대한 증오는 더욱더 커졌을 것이 확실하다.

--앞으로 활동 계획이 있다면.
▲ 진실과 인도주의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서 설사 내 목숨을 희생해야 한다고 하더라도 군부에 절대적으로 반대할 것이다.

지금도 하고 있지만, 앞으로도 내가 할 수 있는 한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돕겠다.

그리고 만약 총을 들어야 할 필요가 있게 된다면, 기꺼이 그러겠다.

[인터뷰] 쿠데타 6개월 '저항은 계속된다' 미얀마 젊은이들
◇ 미얏 뚜(20·가명)
-- 쿠데타 6개월 근황은.
▲ 초기에는 미얀마 내 트위터 사용자가 매우 적었다.

그래서 미얀마 상황을 전 세계에 가장 잘 알릴 수 있는 트위터를 통해 '키보드 전사'로 활동했었다.

이제 우리들은 체계적으로 SNS 활동을 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SNS보다는 현장에서 CDM 참여자들과 코로나19 환자들을 비롯해 난민 처지가 된 이 등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모금 활동을 벌이고 있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첫 달 다짐했다.

지금은 어떤가.

▲ 시간이 흐르면서 승리해야 한다는 마음은 더 강해졌다.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집권한 지난 5년간 전진과 희망으로 가득한 나라였지만, 쿠데타 이후 5개월이 조금 넘으면서 북한과 비슷하게 돼버렸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 주민들처럼 어둠 속에서 살고 싶지 않다.

우리는 한국처럼 민주주의를 쟁취하고 싶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민 고통이 커져만 간다.

군부가 더 밉지 않나.

▲ 군부는 코로나19를 시민들을 죽이는 무기로 사용하고 있다.

우리는 긴급 상황에도 병원에 갈 수 없다.

군부가 산소를 생산하는 공장 관계자들에게 개인들에게 산소를 주지 말라고 지시하고 약국 주인들을 잡아가는 바람에 저산소증으로 호흡하는 환자들은 돈이 있더라도 산소를 구하기도 어렵다.

(문민정부 시절의) 코로나 1, 2차 유행 당시에는 미얀마 전역에서 사망자가 20명 정도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양곤 한 지역에서만 매일 600명 이상이 숨지고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이 있다면.
▲ 지난 6개월간 시민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면서 견뎌왔다.

이번에 군부 타도에 실패한다면 최소한 삼대(三代)가 다시 어둠 속에서 지내야 하고, 이전보다 더 상황이 나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리는 알고 있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계속해서 노력할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국제사회의 도움도 절실하다.

[인터뷰] 쿠데타 6개월 '저항은 계속된다' 미얀마 젊은이들
◇ 초 모에(24·가명)
--쿠데타 6개월 근황은.
▲ 이달부터 CDM 참여자들에게 지원금을 주는 한 교육기관에서 외국어를 가르치려고 한다.

--쿠데타 첫 달 인터뷰 때 '승리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지금은 어떤 생각이 드나.

▲ 시간이 이렇게 걸릴 줄은 몰랐다.

그러나 지금도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믿는다.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면서 국민 고통은 더 커져만 간다.

군부에 대한 증오가 커졌을 것 같다.

▲ 군부의 비인간적인 행태로 매일 사람들이 코로나19로 죽어가고 있다.

군부는 다양한 방법으로 사람들을 죽이고 괴롭히고 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이 있다면.
▲ 교육 분야에서 힘이 닿는 한 도와줄 수 있는 건 다 도울 작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