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못가는 시민들 군부 통제에 산소 절박…쿠데타 수장 "산소 충분" 현실과 딴판
미얀마 '산소 전쟁'…절박한 시민들은 수입, 군부 이마저 빼앗아
2021.7.11' />

미얀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시민들이 스스로 산소를 구하고 있지만, 군부가 이마저도 빼앗으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28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미얀마군은 지난 주말 동부 카렌주에서 태국에서 들어온 의료용 산소통들을 압수했다.

양곤의 한 구호단체가 코로나19 환자들을 위해 태국-미얀마 국경을 통해 공식 수입한 산소통 100개가 그 대상이었다.

이는 현재 절박한 미얀마 코로나 상황 때문이다.

2월 쿠데타 이후 확산한 시민불복종 운동(CDM)으로 의료진 및 병상 부족이 심각해 현재 미얀마에서 일반 시민이 병원에 입원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결국 코로나19에 감염돼도 집에서 산소통이나 약을 이용해 견뎌야만 한다.

그러나 최근 군부가 병원과 코로나19 센터에 먼저 공급해야 한다며 개인 대상 산소 판매를 제한하면서 산소 구하기가 더 어려워졌다.

이런 가운데 군부가 민간이 수입한 산소통을 빼앗은 것은 군부 내에서도 산소가 충분치 않다는 방증으로 보인다.

앞서 쿠데타 수장인 민 아웅 흘라잉 최고사령관은 지난 12일 관영 MRTV에서 "미얀마에는 충분한 산소가 있다"며 국민들은 안심하라고 말했다.

그러나 산소통 압수 명령을 내린 군 관계자는 관영매체에 "카렌주에서 사용할 산소를 들여오는 몰라민의 산소 공장이 고장 났다.

그래서 산소가 필요한 병원과 코로나19 센터들을 위해 산소통을 가져오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얀마 '산소 전쟁'…절박한 시민들은 수입, 군부 이마저 빼앗아
이와 관련, 다른 현지 매체 미얀마 나우는 제2도시 만달레이의 군부 병원에서도 의료진과 산소 부족으로 인해 군인들 및 그 가족이 하루 평균 10명 이상 사망하고 있다고 병원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특히 일반 사병 등 하위 직급 군인들의 경우에는 막사 등에서 자가격리 하라는 명령을 받다가 숨쉬기가 힘들 경우에만 병원에 입원하지만, 그마저도 별 치료를 받지 못한 채 '버텨내라'라는 말만 듣는다고 이라와디가 한 병사를 인용해 전했다.

군부도 내부 코로나19 감염자들이 급증하자 코로나19 사망자 집계 발표를 중단했다고 이라와디가 전했다.

한편 최대 도시 양곤의 한 병원에서는 지난 24일 산소 공급장치 고장으로 다수의 코로나19 환자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미얀마 나우가 복수의 목격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당시 병원에 있던 시민은 한 병동에서만 최소 8명이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며 "많은 중증 코로나19 환자들이 그날 밤 숨졌다.

지옥 같았다"고 말했다.

미얀마 보건부에 따르면 전날 신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4천964명과 338명이었다.

그러나 병원에 입원하지 못하고 집에서 치료를 받는 이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확진자 및 사망자는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