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명 이상 모이는 문화·여가시설 들어갈 때 접종 증명서 제시해야
총리의 "신규 확진 96%가 백신 미접종" 발언에 언론 "위험한 추론"
프랑스, 백신 안 맞으면 문화생활 제한…총리 "백신 맞아달라"(종합)
프랑스가 빠른 속도로 확산하는 코로나19 델타 변이바이러스에 맞서 백신 접종 확대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현재로는 백신 접종만이 코로나19를 물리칠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보고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그 대책 중 하나로 21일(현지시간)부터 영화관과 박물관 등 50명 이상이 모이는 문화시설에 들어갈 때 보건 증명서(passe sanitaire)를 제시하도록 했다.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에 QR코드로 갖고 다닐 수 있는 보건 증명서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는 정보가 담겨 있다.

유럽의약품청(EMA)이 승인한 백신만 허용하며 두 번 맞아야 면역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백신은 2차 접종 후 14일이 지나야 한다.

1회만 접종해도 되는 얀센 백신의 경우 접종 후 28일이 지났어야 백신 접종을 완료했다고 인정된다.

백신을 맞지 않았다면 48시간 안에 발급받은 코로나19 음성 증명서, 과거 코로나19에 걸려 항체가 형성됐다는 문서를 제시해도 된다.

보건 증명서를 보여줘야 하는 곳에서는 마스크 착용 의무를 없앴지만, 대부분 대형 시설들은 자체적으로 실내 마스크 착용 지침을 유지하기로 했다.

정부는 다음 달 식당과 술집, 쇼핑몰 등으로도 보건 증명서를 제시해야 하는 공간을 확대하고 싶어하지만 하원과 헌법재판소 논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보건 증명서를 확인하지 않는 업체에는 개인의 경우 1천500유로(약 204만 원), 법인의 경우 7천500유로(약 1천19만 원)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다만, 정부는 일주일간 벌금 부과 유예 기간을 주기로 했다.

장 카스텍스 총리는 이날 TF1 방송에 출연해 전날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1만8천여명 중 96%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프랑스에 코로나19 4차 유행이 다가오고 있다며 "우리는 행동에 나서야 하며 백신 접종이 그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카스텍스 총리가 언급한 수치는 사실과 달라 해석에 유의해야 한다고 일간 르파리지앵, 프랑스 텔레비지옹 방송이 보도했다.

카스텍스 총리는 전날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와 엮어 96%가 백신을 맞지 않았다고 했다.

총리실은 카스텍스 총리가 지난 15일 보건부 산하 통계국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했다고 설명했다.

통계국은 지난 6월 28일∼7월 4일 양성 판정을 받은 사람 중 96%가 백신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자세히 보면 83%가 백신을 아예 맞지 않았고, 9%는 1차 접종 후 14일이나 2차 접종 후 7일이 지나지 않았으며, 4%는 1차 접종만 했다.

르파리지앵은 3주 전에는 백신 접종도 적었고, 델타 변이 확산도 덜 심했기 때문에 카스텍스 총리가 "다소 위험한 추론"을 했다고 지적했다.

프랑스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는 백신 접종 확대에 힘입어 지난달 5천 명 아래로 내려갔으나 이달 16일부터 다시 1만 명을 넘어섰다.

카스텍스 총리는 다음 달 말까지 전체 인구 6천700만 명 중 5천만 명에게 최소 한 차례 이상 백신 접종을 하는 것을 목표로 세워놨다고 전했다.

프랑스에서는 20일 기준 전체 인구의 56.6%에 해당하는 3천818만4천499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백신 접종을 완료한 비율은 46.4%다.

프랑스의 누적 확진자는 589만62명으로 전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고, 누적 사망자는 11만1천525명으로 세계 10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