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기업보다 먼저 발표"…마윈, 지난해 기부액 중국기업가中 최고
'가시방석' 중국 기술기업들, 물난리에 앞다퉈 기부 발표(종합)
중국 정부가 자국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이들 기업이 최근 허난(河南)성에서 발생한 물난리 구제를 위해 앞다퉈 기부에 나섰다.

2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과 자회사 앤트그룹이 각각 1억 위안(약 178억 원) 기부 계획을 발표했고, 알리바바그룹의 창업자 마윈(馬雲)이 설립한 '잭마 재단'은 5천만 위안(약 89억 원)을 기부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텐센트, 바이트댄스, 메이퇀도 각각 1억 위안을 허난성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의 성명을 이날 발표했다.

디디추싱도 1억 위안 기부 계획을 발표하면서 추가 지원도 약속했다.

이와 함께 바이두는 9천만 위안, 샤오미, 오포, 콰이서우는 각각 5천만 위안 기부를 약속했다.

중국 중부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鄭州)에서는 최근 기록적 폭우로 지하철 승객 12명이 숨졌으며 20만명 가까운 주민이 대피했다고 중국중앙TV가 이날 보도했다.

SCMP는 "사회적 책임보다 이익을 우선시한다는 사회적 비판과 중국 당국의 조사에 직면한 빅테크 기업들이 앞다퉈 기부에 나섰다"고 전했다.

이어 "빅테크 기업의 기부 발표는 중국 국영 기업들과 전통적인 거대 기업에 앞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기술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반독점 조사도 진행하고 있다.

'가시방석' 중국 기술기업들, 물난리에 앞다퉈 기부 발표(종합)
이런 가운데, 마윈이 지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기부를 한 기업가로 조사됐다.

SCMP는 전날 포브스 중국판이 발표한 '2020년 중국 기업가 기부 순위'에서 마윈과 알리바바가 합쳐서 32억 위안(약 5천700억원)을 기부해 1위를 차지했다고 보도했다.

마윈은 지난해 10월 상하이의 한 포럼에서 당국에 도전적인 발언을 한 후 당국의 눈밖에 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해당 발언 직후 세계 최대 규모가 될 예정이던 금융자회사 앤트그룹의 상장이 전격 취소되는 등 알리바바그룹에 대한 당국의 압박이 거세졌다.

다른 기술기업 창업자들의 기부액도 늘어났다.

텐센트의 창업자 마화텅(馬化騰)과 텐센트는 합쳐서 26억 위안을 기부해 3위에 올랐다.

바이트댄스의 장이밍(張一鳴) 회장과 바이트댄스는 합쳐서 12억 위안을 기부해 5위를 차지했다.

메이퇀의 왕싱(王興) 공동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22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중국 기업가 기부 순위 톱 100의 기부 총액은 245억 위안으로 2019년의 179억 위안보다 37% 늘었다.

기술기업의 기부가 가장 많은 총 78억 위안으로 전체의 32.1%를 차지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기부가 늘어나면서 지난해 기부액의 32.7%는 의료계로 돌아갔다.

SCMP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인터넷 플랫폼 의존도 상승과 중국 당국의 단속 속에서 기술기업들이 기부 톱 100 명단 상위에 랭크된 것은 지난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는지를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마윈은 2019년 중국 기업가 기부 순위에서는 11억2천만 위안을 기부해 5위를 차지했었다.

지난해 기부 순위 2위는 중국의 대형 민영 부동산 개발업체인 헝다(恒大·에버그란데)의 쉬자인(徐家印) 회장으로 30억 위안을 기부했다.

그는 마윈에 밀려 2위로 내려앉기 전 2년 연속 1위에 오른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