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3천여명 찾는 수산시장서 마스크 착용 부실 지적 나와
가라오케 발보다 더 심각한 코로나 집단감염…보건장관 "단호한 조치 준비"
지역감염 0→163명…싱가포르 '마스크 착용 해이'에 뚫렸나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폭증한 싱가포르에서 마스크 착용 해이가 주범 중 하나로 지적되고 있다.

560만여명 인구의 절반가량이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상황에서도 지역감염 사례가 급격히 늘어나자 그 원인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20일 일간 스트레이츠타임스와 CNA 방송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는 전날 코로나19 지역감염 사례가 163명이라고 밝혔다.

11개월 만에 최대였던 전날의 88명보다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지난 10일에는 지역감염이 제로(0)였지만, 열흘도 안 돼 상황이 급변했다.

이 중 116명은 수산시장 발, 20명은 가라오케 발 지역감염이다.

가라오케 발 집단감염 환자 수는 193명까지 늘었다.

정부 방침에 따라 식음료 전문점으로 업태를 바꾸고 있지만, 여전히 일부는 접대부를 두고 거리두기를 지키지 않은 채 좁은 공간에서 술을 파는 등의 영업을 하면서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그러나 주롱항 수산시장 발 집단감염은 더 심각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현재 수산시장과 관련된 집단감염 환자 수는 179명으로 급증했다.

하루 이틀 내에 가라오케 발 집단감염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은 싱가포르 내 대형 수산시장 두 곳 중에서도 규모가 더 크다.

축구장 12개 정도 넓이다.

상인들이 100명이 넘고 매일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수만 해도 3천명이 넘는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런 가운데 이곳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곳에서 일하는 한 30대 근로자는 "생선 통이 100~120㎏가량 하는데 다 손수 운반해야 한다"며 "땀이 얼굴에 흘러내리면 가끔 마스크를 벗고 숨을 돌린다.

그 상태에서 서로 얘기를 하면, 그게 바이러스가 퍼지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수산물을 구매하러 주롱항 수산시장에 매일 간다는 한 50대 상인도 수산시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담배를 피우며 두세 명씩 잡담을 하는 장면을 자주 봤다고 말했다.

그는 "고기를 잡은 배가 태국이나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에서 들어오기를 기다리며 몇 시간가량 수산시장에서 머무르는데, 그때 방역 조치에 덜 신경 쓰고 서로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고도 했다.

또 보건당국 관계자들이 검사에 나서더라도 그 소식이 신속하게 퍼지면서, 그때만 마스크를 썼다가 관계자들이 떠나면 벗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 수산물 상인은 전했다.

이런 상황에서 수산시장을 찾은 3천여명의 소매상인들이 싱가포르 전역의 시장 및 마트 등으로 퍼지면서 집단감염이 심각하게 확산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여기에 수산시장 및 가라오케 집단감염 확진 사례가 연관된 경우도 있다고 옹예쿵 보건부장관이 밝히면서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옹 장관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집단감염 사례들을 억제하기 위해 기존 조치를 조정하거나 또는 단호한 행동을 취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