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백신 안 맞으면 자녀 입학 유예"…중국서 접종 강요 논란
"가족 구성원이 백신 접종을 마치지 않은 학생은 입학을 유예한다"
중국 광시(廣西)좡족자치구의 구이핑(桂平)시 등 최소 2개 지역이 자녀를 둔 부모들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조치를 내놔 논란이 일고 있다.

15일 신경보에 따르면 구이핑시는 지난 12일 유치원과 초중고 학생이 있는 가족의 구성원은 신체적으로 백신 접종에 부적합한 조건이 아니라면 가을 학기 개학 전에 백신 접종을 마치라고 요구했다.

부모 등이 접종을 완료하지 않으면 학생의 입학이 유예된다.

시 당국은 "아이의 입학에 차질이 생기는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려면 조속히 백신을 접종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직 중국은 17세 이하 미성년자에 대한 접종은 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학생에 대한 접종은 요구하지 않았다.

변호사 류창쑹은 학생들에게 부모의 백신 미접종에 대한 연대책임을 지우는 것은 교육받을 권리를 보호하는 의무교육법에 위반될 수 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말했다.

그는 일률적이고 극단적인 정책은 부적절하며 백신 접종은 자발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양한 이유로 백신을 접종하지 않은 일부 누리꾼도 자신들의 선택이 존중받아야 한다고 항변했다.

중국 지방 정부들은 백신 접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강제 조치를 내놓고 있다.

허난(河南)성 탕허(唐河)현 등지에서는 백신을 맞지 않는 공무원에게 급여 지급을 중지하는 한편 공무원 본인 외에 친인척까지 백신 접종을 요구했다고 온라인 매체 펑파이(澎湃)가 보도했다.

저장(浙江)성, 장시(江西)성 등지에서 백신을 맞지 않은 18세 이상 주민들의 공공장소 입장을 금지하는 지역도 속출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미얀마와의 접경 지역인 윈난(雲南)성 루이리(瑞麗)시에서 델타 변이 바이러스 감염이 확산하는 가운데 백신 접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 14일 중국에서는 신규 확진자 28명 가운데 해외 유입 23명을 제외한 지역사회 감염은 5명 있었는데 모두 윈난성에서 나왔다.

인민일보에 따르면 중국의 코로나19 백신 누적 접종은 지난 13일 기준 14억 도스를 돌파했다.

14억 인구의 절반 정도가 2차례 백신 접종을 마친 셈이다.

인민일보는 5월 이후 중국의 백신 접종 속도가 주당 1억회에 이른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연말까지 인구 70% 이상의 접종을 끝낼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