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이어 5월 나스닥 상장한 BOSS즈핀 등 3개사 추가
'중국회귀' 거스른 美상장사·위치정보 모빌리티 플랫폼 공통점
중국, 美상장 자국기업 대상 또 '인터넷 국가안보' 조사

중국이 디디추싱(滴滴出行)에 이어 3개 인터넷 플랫폼 기업을 대상으로 '인터넷 안보 심사'에 들어갔다.

마윈(馬雲)의 작년 10월 '설화'(舌禍) 사건을 계기로 중국 당국이 반독점, 금융안정, 소비자 정보 보호를 핵심 명분으로 앞세워 '인터넷 공룡 길들이기'를 했다면 이제 더욱 심각한 국가안보 문제까지 전면에 꺼내 드는 변화가 감지된다.

공교롭게도 '인터넷 안보 심사' 대상이 된 기업 중 규모가 특히 큰 두 기업이 모두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업체다.

따라서 앞으로 민감한 정보를 다루는 중국의 대형 기술 기업이 미국 상장을 조심스러워하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국의 사이버 감독 사령탑인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산하 기구인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은 5일 "국가안보법과 인터넷(사이버)안보법을 바탕으로 국가 데이터 안보 위험 방지, 국가 안보 수호, 공공이익 보장을 위해 윈만만(運滿滿), 훠처방(貨車幇), BOSS즈핀(直聘)을 대상으로 인터넷 안보 심사를 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된 심사 개시 발표문은 대상 회사만 달라졌을 뿐 지난 2일 밤 발표된 디디추싱 조사 개시 발표문과 토시 하나 다르지 않았다.

디디추싱과 마찬가지로 이들 3개 업체는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신규 회원 모집을 할 수 없다.

이로써 중국 당국의 '인터넷 안보 심사'를 받는 기업은 디디추싱을 포함해 모두 4곳으로 늘어났다.

주목되는 것은 4개 회사 중 규모가 특히 큰 디디추싱과 BOSS즈핀이 모두 '중국 회귀' 흐름을 거슬러 최근 미국 증시에 상장한 기업이라는 점이다.

디디추싱은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 기념일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 중국과 신냉전을 벌이고 있는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해 주목을 받았다.

중국의 유명 온라인 구인·구직 플랫폼인 BOSS즈핀도 지난 5월 나스닥에 상장했다.

4일 종가 기준 이 회사의 시총은 145억 달러(약 16조4천억원)에 달한다.

미중 신냉전 본격화 이후 중국은 자국의 유망한 대형 기술기업들이 자국의 확실한 통제권에 있는 홍콩이나 상하이 증시에 상장하는 것을 선호해왔다.

반대로 미국은 자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작년부터 알리바바, 징둥, 바이두 등 이미 미국 증시에 상장한 여러 중국 기술기업이 잇따라 홍콩에서 추가로 상장해 미국에서 발을 빼기 시작했다.

또 콰이서우(快手) 등 '대어'급 기업이 홍콩을 기업공개(IPO)를 통한 첫 상장 장소로 선택했다.

중국 당국으로서는 미국과 전면적인 신냉전을 벌이는 와중에 수억 명에 달하는 중국 고객의 개인 정보와 지리 정보 등 민감한 빅데이터를 가진 대형 인터넷 기업이 경영 현황에 관한 방대한 자료를 미국 증권감독 당국에 제출하고 현지에 상장하는 행동을 마땅치 않게 여길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도로 현황 등 중국이 극도로 민감하게 여기는 지리 정보를 다루는 업체들이 주로 '인터넷 안보 심사' 대상이 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날 추가로 조사 대상이 된 윈만만, 훠처방은 모두 인터넷을 통해 화주가 화물차량을 찾아 운송을 맡기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이다.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인 디디추싱까지 포함하면 조사 대상이 된 4개 업체 가운데 3개 업체가 초정밀 위치 정보를 바탕으로 운영되는 모빌리티 산업에 속한다.

중국은 일반 도로 현황은 물론 상업적으로 운영되는 주유소, 전기차 충전소, 버스 정거장까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중요 정보'로 규정한다.

중국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은 지난달 공개한 '자동차 데이터 안전에 관한 규정' 초안에서 군사 구역 등 민감한 지역의 사람과 차량의 유동 현황, 국가 공표 지도보다 정밀도가 높은 측량 데이터, 전기차 충전소 데이터, 도로 위의 교통량, 다른 차량의 번호판, 각종 음성, 주변 사람 얼굴 등은 '중요 데이터'로 분류된다고 규정하고 '중요 데이터'를 중국 외부로 가져가려면 반드시 인터넷 당국의 평가를 받도록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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