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봉쇄 시도하지만, 러시아는 중과 긴밀히 협력 중"
中매체, 미러 정상회동 의미 축소…"긴장완화 도움 안될 것"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에 대해 중국 관영매체들은 "양국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러시아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 관계를 고려할 때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17일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회담에서 러시아를 미국과 함께 '양대 강대국'이라고 표현한 점에 주목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러시아를 '지역 강대국'으로 지칭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러시아에 대한 수식어를 격상하듯 바꾼 것은 중러관계 분열을 위한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뤼샹(呂祥)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미국 학자와 관리들은 러시아의 강세가 꺾이고 있다며 동등한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오만한 모습을 보였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이번에 러시아를 존중하는 발언을 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현명하고 전략적인 사상가"라고 말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무역, 우주, 기술 등의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와 함께 중국을 봉쇄하려는 전략은 실현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상회담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했다.

리하이둥(李海東) 중국 외교학원 국제관계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회담을 제안했다는 것은 회담이 절실한 쪽이 미국이라는 의미"라며 "회담을 통해 양국의 외교관계 감소 추세는 멈출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 러시아의 30년 갈등 역사는 한 번의 정상회담으로 관계가 회복되기 쉽지 않다는 것을 증명한다"며 "양국의 교착상태를 잠시 누그러트릴 수는 있지만, 구조적 갈등을 변화시킬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의 고택 '빌라 라 그렁주'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두 정상은 3시간 30분간 회담한 뒤 핵전쟁 방지와 이를 위한 양국 간 대화 시작을 알리는 전략적 안정성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회담에서 러시아의 인권 문제와 미 대선 개입 및 해킹 문제를 제기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를 전면 부인하면서 역공에 나서는 등 적잖은 이견을 노출했다.

양측은 공동 기자회견 없이 각자 회견으로 이날 상황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