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변이…CEO "변이창궐 탓 높은효과 난제로 확인"
큐어백 백신 예방효과 고작 47%…주요고객 유럽에 악재 돌출
독일 제약업체 큐어백이 개발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의 예방효과가 현재로서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이터,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큐어백은 자사 백신 CVnCoV의 예방효과가 막판 임상시험 중간분석에서 4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16일(현지시간) 밝혔다.

이 같은 수치는 큐어백의 자체 목표에 미달할 뿐만 아니라 국제 보건계가 용인하는 수준보다도 낮다.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기 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50% 이상 예방효과를 기대했고, 세계보건기구(WHO)는 최소 70%는 돼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

큐어백은 자사 백신이 젊은 층에 효과적이었으나 백신 접종이 가장 필요한 취약층인 60세 초과 노령층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 결과는 유럽과 라틴 아메리카의 자원자 4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나온 134개 사례를 분석해 산출됐다.

예방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는 변이 바이러스의 확산이 지목됐다.

큐어백은 연구대상 확진자들에게서 최소 13개에 달하는 변이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감염사례 124건에서 검출된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을 분석한 결과 단 1건만 2019년 말 중국 우한에서 보고된 초기 바이러스였고 57%는 전염력이 더 센 변이로 나타났다.

화이자-바이오엔테크, 모너나 등 예방효과가 90%를 넘는 백신들의 임상시험은 변이가 창궐하기 전 이뤄졌다.

큐어백의 최고경영자(CEO)인 프란츠-베르너 하스는 "중간결과가 더 좋게 나타나길 기대했지만 전례없이 광범위하고 다양한 변이들 때문에 높은 예방효과를 보여주는 게 어렵다는 점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스 CEO는 최소 80건에 대한 마지막 분석이 이뤄지면 전체적인 예방효과 수치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큐어백 백신의 부진 때문에 유럽 국가들은 백신보급 계획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커졌다.

유럽연합(EU)은 최대 4억500만 회분에 달하는 큐어백 백신을 구매하기로 한 거의 유일한 주요 고객이다.

큐어백 백신은 아스트라제네카(AZ), 존슨앤드존슨(얀센) 백신을 접종한 뒤 매우 드물게 나타나는 혈전생성 부작용 때문에 주목을 받았다.

이들 두 백신의 부작용은 바이러스 매개체를 이용한 방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의심을 받고 있다.

큐어백 백신은 이들 백신과 달리 화이자-바이오앤테크, 모더나가 제작하는 백신처럼 메신저 리보핵산(mRNA·전령RNA) 기술을 이용해 개발되고 있다.

미국 나스닥에 상장된 큐어백의 주가는 올해 들어 17% 올랐다가 이날 예방효과 발표와 함께 반토막이 됐다.

큐어백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이날 종가보다 48% 떨어진 49달러가 됐다.

위험자산들의 가격 변동성을 부추겨 논란에 휘말린 테슬라 CEO 일론 머스크는 과거 큐어백에 찬사를 보낸 적이 있었다.

머스크는 올해 4월 제휴사인 큐어백에 대해 "몇달 뒤면 규제당국 승인을 받을 것"이라며 "올여름에 백신이 들이닥칠 것"이라고 평가했다.

큐어백 백신 예방효과 고작 47%…주요고객 유럽에 악재 돌출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