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밍스 전 보좌관, 존슨 총리와 주고받은 메시지 공개
총리실 대변인 "모든 근거 없는 주장에 관여 않겠다"
"존슨 영국 총리, 보건부 장관 '완전히 형편없다'고 불러"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초기 관련 대응을 총괄해온 맷 행콕 보건부 장관을 두고 "완전히 형편없다"(totally hopeless)고 비난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한때 존슨 총리의 오른팔로 국정 운영에 깊숙이 관여한 도미닉 커밍스 전 총리 최고 수석보좌관은 16일(현지시간) 뉴스레터 플랫폼 '서브스택'에 발행한 장문의 글에 존슨 총리와 2020년 3∼4월 주고받은 왓츠앱 메시지 일부를 공개했다.

그가 올린 사진을 보면 커밍스 전 보좌관은 지난해 3월 27일 0시 9분 존슨 총리에게 행콕 장관이 주당 1만건씩 검사하겠다는 목표 달성 여부를 확신하지 못한다고 보고했고, 존슨 총리는 0시 15분 "완전히 (모자이크) 엉망"이라고 답장했다.

같은해 4월 27일 주고받은 메시지에서 존슨 총리는 개인보호장비 조달에 문제가 있었던 것을 "재앙"이라 부르며 "행콕 (장관)을 빼버리고 (마이클) 고브 (국무조정실장)을 투입하는 것 말고는 다른 생각이 안 난다"고 말했다.

커밍스 전 보좌관은 지난해 5월 3일 요양원에서 코로나19 검사가 부족한 상황을 언급하며 "보호받아야 하는 가장 취약한 사람들을 우리가 부주의해서 죽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하자 존슨 총리는 행콕 장관의 실패를 인정했지만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도 주장했다.

총리실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커밍스 전 보좌관이 공개한 메시지의 진위를 묻자 존슨 총리가 내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를 약속했다며 "근거 없는 모든 주장에 관여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존슨 총리는 2019년 7월 취임하면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캠페인을 성공적으로 이끈 전략가 커밍스 전 보좌관을 최측근 자리에 앉혔으나, 커밍스 전 보좌관은 내부 알력 다툼을 벌이다 지난해 11월 물러났다.

이후 커밍스 전 보좌관은 존슨 총리에게 완전히 등을 돌렸고, 지난달 말에는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7시간에 걸쳐 존슨 총리가 이끄는 정부가 코로나19 대응에 있어서 얼마나 안이했는지를 조목조목 비판했다.

"존슨 영국 총리, 보건부 장관 '완전히 형편없다'고 불러"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