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미국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을 맞으러 가는 여행상품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백신을 해외에서 전량 수입하는 일본은 접종 순서를 연령 등에 따라 엄격하게 정해 놓았지만 미국은 일부 주(州)에서 원하면 누구나 접종받을 수 있는 상황이다.

뉴욕주 당국은 코로나19 영향으로 줄어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달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해 주내(州內)에 거주하거나 근무하지 않더라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했다.

미국에선 이달 1일 현재 뉴욕주처럼 개방형 접종장을 운영하는 곳이 전체 50개 주의 절반에 달하고 있다.

여름 관광철을 맞아 플로리다주는 마이애미 해변에 개방형 접종장을 개설했고, 알래스카주는 공항 접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런 접종 환경의 차이를 간파한 일본 여행사들이 자신의 접종 순서가 오길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을 겨냥해 미국 원정 접종을 받는 여행상품을 내놓고 있다.

일본서 美원정 코로나 백신접종 여행상품 잇따라 출시
11일 NHK 보도에 따르면 도쿄와 홋카이도 등지의 여행사 6곳이 뉴욕에서 접종받는 여행상품 판매를 지난달 시작했다.

1인당 가격은 3박 5일 일정 기준으로 항공료를 빼고 접종장 안내와 출입국 검사 비용 등을 합쳐 47만엔선(약 480만원)이다.

이 상품을 예약하는 주요 고객은 해외 출장이 잦은 30대에서 40대의 기업 경영자 등으로 알려졌다.

도쿄에 거주하는 50대 남성은 지난달 중순 아내와 함께 백신 접종 투어에 참가해 3박 5일 일정으로 뉴욕을 다녀왔다.

뉴욕에 도착한 날 지하철역에 설치된 접종장으로 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신청 절차를 밟은 뒤 곧바로 접종을 받았다고 한다.

일본서 美원정 코로나 백신접종 여행상품 잇따라 출시
이 남성은 화이자, 모더나 백신을 선택할 수 있었지만 한 차례 접종으로 끝나는 존슨앤드존슨 제품을 사용했고, 비용은 무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서 접종받고 싶었지만 언제 접종이 가능할지 예상할 수가 없어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생각했다"며 일본에서 접종받지 못해 정말로 안타깝다고 복잡한 심경을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열린 당수토론에서 올 11월 이전에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백신을 맞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뉴욕에서 일본계 여행사를 운영하는 쓰치하시 쇼고 씨는 NHK에 여름방학을 이용해 가족이 함께 백신 접종을 받으러 미국을 방문하고 싶다며 해당 여행상품을 찾는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중심부의 접종장에는 일본인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많은 사람이 백신을 맞기 위해 몰려들고 있다고 NHK는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