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국민통합정부 "중국, 우리와 대화 안해 깊이 우려"

왕이 외교부장에 공개서한…군사정부 영향력 행사할 '유일 국가' 고려?

미얀마 쿠데타 군사정권에 맞서는 국민통합정부(NUG)가 현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자신들과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NUG는 지난 7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앞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중국 및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이 미얀마 쿠데타 사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노력에서 NUG와 충분히 관계를 맺지 않고 있어 매우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NUG 장관들은 중국과 양자 및 다자 플랫폼을 통해 중국과 건설적 대화를 하는 기회를 얻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NUG는 또 천 하이 주미얀마 중국 대사와도 그가 편할 때 접촉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NUG의 의회격인 연방희외 대표위원회(CRPH)는 지난 4월 초 주미얀마 중국대사관의 참사관과 전화 통화를 가진 바 있다.

중국 정부에 대화를 촉구한 NUG 서한은 에리완 유소프 브루나이 제2 외교장관과 림 족 호이 아세안 사무총장 등 아세안 대표단이 최근 미얀마를 방문, 민 아웅 흘라잉 총사령관 등 군부 인사들만 만나고 NUG측 인사들은 만나지 않은 이후 나왔다.

또 7~8일 중국 충칭에서 열린 중국과 아세안 대화 관계 구축 30주년 기념 특별외교장관 회의 및 란창강-메콩강 협력 제6차 외교장관회의에 군사정권 외교수장인 운나 마웅 르윈이 참석한 가운데 나온 것이기도 하다.

NUG는 서한에서 "중국 정부는 흘라잉 최고사령관이 만든 군정 최고기구 국가행정평의회(SAC)가 미얀마 국민을 대표하지 않으며, SAC를 미얀마 정부로 정당화하려는 노력은 양 국 국민간의 관계를 훼손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라와디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미얀마 쿠데타 직후 이를 '중대한 개각'이라고만 지칭했다.

중국은 이후에도 "내정"이라는 이유를 들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미얀마 군부 제재 방침에 반대해왔다.

이에 따라 미얀마 내에서는 반중 감정이 커진 상태다.

그럼에도 중국을 상대로 NUG가 대화를 촉구한 것은 현실적으로 흘라잉 사령관 등 미얀마 군부에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국가는 중국이 사실상 유일하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한편 왕 부장은 전날 운나 마웅 르윈을 만난 자리에서 즉각적 폭력중단과 아세안 특사 파견 등 지난 4월24일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의 5개 합의 사항이 실행돼야 한다면서, 폭력을 피하고 안정을 회복해 민주적 절차를 재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