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통해 "국제사회가 '위험한 올림픽' 멈추게 해야" 주장
WHO 선임고문 지낸 일본 의사 "올림픽 가능한 상황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올 7~9월 예정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을 취소해야 한다는 주장이 일본 의료계에서 잇따라 나오고 있다.

우에야마 나오토(植山直人) 일본 전국의사노조 위원장은 27일 주일외국특파원클럽(FCCJ)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여름 도쿄올림픽을 열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우에야마 위원장은 200여 개국에서 수만 명이 모이는 도쿄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경우 "완전히 새로운 변이 바이러스가 생길 가능성을 부인할 수 없다"며 이는 일본 국내 문제를 넘어서 세계 인류의 새로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그런 사태가 일어난다면 도쿄올림픽은 향후 100년에 걸쳐 인류가 '도쿄올림픽 변이 바이러스'를 낳은 가장 어리석었던 대회였다는 비난을 받을 것이라며 이처럼 위험한 올림픽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의 일본 내 코로나19 대응 상황에 대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이긴 증거로 도쿄올림픽을 개최하겠다고 했지만 그것은 달콤한 환상이었다"며 백신 접종에서 일본이 주요 국가 중 최하위인 점을 거론했다.

이어 "일본은 유전자증폭(PCR) 검사 실적에서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가운데 35위"라며 "그런 나라에서의 올림픽 개최는 선수에게 매우 무책임한 일이고, 일본 국민에게도 큰 위협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日의사노조 위원장 "도쿄올림픽 변이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종합)
그는 코로나19 긴급사태 상황에서도 올림픽을 개최한다고 하고, 올림픽 개최를 실현하기 위해선 희생이 필요하다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간부들이 발언하기도 했다며 "일본 국민의 상당수는 이런 것에 분노를 느끼고, 의료 종사자들의 분노는 더 크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많은 일본 국민이 올림픽 개최를 원하지 않고 있는데, IOC는 일본에서의 개최는 안전하다고 의료 종사자들의 자원봉사 등을 요구하고 있다며 세계인의 힘으로 도쿄올림픽을 중단시킬 때가 왔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의사노조는 지난 13일에도 내신 기자회견을 열고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에게 도쿄올림픽 취소 결정을 내리라고 촉구했다.

日의사노조 위원장 "도쿄올림픽 변이바이러스 출현 가능성"(종합)
한편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의 선임 고문으로 활동했던 시부야 겐지(澁谷健司) 후쿠시마(福島) 백신접종 메디컬 센터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진단을 내놨다.

시부야 센터장은 27일 도쿄신문 인터뷰에서 "현실을 보면 일본 국내에서는 코로나19가 억제되지 않았고 의료 서비스는 여력이 거의 없는 상태이며 이 이상의 감염 확산에 대응하는 것은 어렵다"며 도쿄올림픽을 개최할 상황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적으로 변이 바이러스가 유행하는 상황에서 무관중으로 개최하더라도 10만 명 가까운 선수나 대회 관계자들이 일본에 모이는 것 자체에 대해 위험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수들에게 백신을 제공하고 일본 내 동선을 엄격하게 제한해 감염 확산을 억제한다는 일본 정부 구상에 관해 "선진국을 제외하면 각국에서 백신 접종이 잘 진행되는 것도 아니고 (올림픽 입국자 중에는 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도 있다"고 허점을 거론했다.

시부야 센터장은 백신 확보가 늦은 것 외에도 일본 정부 등이 어떤 조건이 갖춰지면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는지에 관한 과학적이고 건설적인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문제점을 열거했다.

그는 사회적 거리 두기나 외출 자제 등 주민의 자발적 협력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사회가 피폐해진다며 백신 접종을 늘리고 검사를 확대하라고 제언했다.

의사인 시부야 센터장은 영국 킹스 칼리지 런던(KCL)의 공중위생연구소 소장을 지냈고, 후쿠시마현에 설치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백신 접종 메디컬 센터 책임자로 이달 취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