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량 충분하지만 접종률 낮아…"유통기한 지나면 버려야 할 수도"
백신 불신에…코로나 백신 쌓아놓고도 버릴 걱정하는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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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에서 백신을 불신하는 여론 때문에 결국 접종하지 못한 채 유통기한이 지나버린 코로나19 백신을 버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고 영국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홍콩 정부의 백신 태스크포스에 참여한 토머스 창 전 홍콩 보건보호센터(CHP) 감사관은 홍콩 공영방송 RHK에 현재 홍콩에서 접종이 이뤄지는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의 유통기한이 3개월밖에 남지 않았다고 경고했다.

그는 "백신은 유통기한이 지나면 사용할 수 없고 현 계획대로라면 화이자 백신 접종소들도 9월 이후에는 운영을 중단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은 영하 75℃의 초저온에서 최대 6개월까지 보관할 수 있다.

홍콩은 지난 3월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시작했기 때문에 접종 시한이 길어야 석 달 밖에 남지 않은 셈이다.

인구 750만명의 홍콩은 이미 올 초 전체 인구를 모두 접종하기에 충분한 양의 백신을 화이자, 중국의 시노팜에서 확보했지만 2월 말 백신 접종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접종한 인구는 210만명에 그친다.

전체 인구의 19%가 1회차를, 14%가 2회차 접종을 마쳤다.

접종된 백신의 56.5%, 즉 절반 이상은 화이자의 백신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신 접종률이 떨어지는 주된 이유로 전문가들은 홍콩과 중국 정부에 대한 시민들의 깊은 불신, 백신을 둘러싼 허위 정보와 오해 등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정부가 백신 접종을 긴급히 독려하지 않는 점도 원인으로 꼽힌다.

홍콩에서는 화이자 백신 접종이 개시된 직후인 지난 3월 일부 백신 물량에서 포장 결함이 발견돼 약 열흘 간 접종이 중단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