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주지에서 확성기 이용해 욕설
존슨 총리 "부끄러운 인종차별" 엄단 방침
경찰, 헬기로 추적해 차량 멈춰세워…인근 지역 순찰 확대
"유대인들 딸 강간하라" 런던 차량 시위자 4명 체포(종합)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갈등과 충돌이 격화하는 와중에 영국 런던의 유대인 커뮤니티 지역에서 반유대주의 구호 등을 외친 남성 4명이 체포됐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를 비롯한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반유대주의를 인종차별로 규정하고,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16일(현지시간) BBC 방송, AP 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소셜미디어(SNS) 등에는 팔레스타인 국기로 장식된 차량이 런던 북부 세인트 존스 우드 지역을 지나며 반유대주의 구호를 외치는 영상이 올라왔다.

세인트 존스 우드는 런던 내 유대인들이 주로 모여사는 지역이다.

영상에 따르면 이들 남성은 확성기 등을 통해 "엿먹어라 유대인들, "그들의 딸을 강간하라" 등 유대인에 대한 증오와 경멸이 담긴 언사를 쏟아냈다.

이에 런던 경찰은 헬기를 동원한 추적에 나서 오후 6시 30분(영국 서머타임·BST)께 차량을 멈춰세웠다.

경찰은 공공질서 위반 등의 혐의로 4명의 남성을 체포해 서런던 경찰서에 구금했다고 전했다.

경찰은 반유대주의 시위 등이 또 발생할 수 있다고 판단, 세인트 존스 우드와 인근 지역에 순찰차 등을 추가 배치했다.

존슨 총리를 비롯한 정치인들은 이 같은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비판을 쏟아냈다.

존슨 총리는 트위터에 "우리 사회에는 반유대주의가 있을 자리가 없다"며 "영국 유대인들은 오늘 우리가 목격한 부끄러운 인종차별을 견뎌낼 필요가 없으며, 나는 그들을 지지한다"는 글을 올렸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는 "전적으로 혐오스럽다.

반유대주의와 여성혐오, 증오 등은 우리 사회와 거리에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지적했다.

최근 재선에 성공한 사디크 칸 런던 시장은 경찰의 무관용 접근법을 전적으로 지지한다면서, 경찰 순찰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지지 커뮤니티에서도 반유대주의 움직임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15일 런던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지지 집회를 주최한 '팔레스타인 연대 캠페인' 측은 "일련의 차량에서 외친 극도로 불쾌한 반유대주의 언사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도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이를 비판한다"고 밝혔다.

"유대인들 딸 강간하라" 런던 차량 시위자 4명 체포(종합)
전날 런던 이스라엘 대사관 밖에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집결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등을 규탄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일주일째 이어지면서 적어도 팔레스타인인 188명과 이스라엘인 8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