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 아바나 고령층에 투여…"8월까지 국민 70% 접종 목표"
쿠바, 개발중인 자체 코로나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 개시
쿠바가 자체 개발 중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을 개시했다.

쿠바 매체인 쿠바데바테는 12일(현지시간) 수도 아바나 일부 지역에서 코로나19 백신 후보 물질 '압달라'에 대한 중재연구(intervention study)가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이날부터 60세 이상 고령층과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40만 명 가까운 시민에게 압달라가 투여될 예정이다.

이어 6∼8월엔 또다른 백신 후보인 '소베라나 02'를 아바나 시민에게 접종한다.

연구 명목이긴 하지만 아바나 전체 시민 210만 명 중 상당수가 백신 개발이 완료되기 전에 접종을 마치게 되는 셈이다.

호세 포르탈 쿠바 보건장관은 앞서 오는 8월까지 전 국민의 70%가 백신을 맞게 된다고 말한 바 있다.

이날 아바나에서 압달라를 맞은 도라 가리도 가르시아(75)는 로이터통신에 "(백신을 맞는다고) 코로나19에 안 걸릴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걸리더라도 증상이 심하거나 죽지는 않을 것 같다"며 "그래서 기쁘다"고 말했다.

쿠바, 개발중인 자체 코로나 백신으로 대규모 접종 개시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는 1960년대부터 이어진 미국의 금수조치로 의약품 등의 수급이 어려워지자 1980년대부터 일찌감치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 개발과 생산 역량을 키웠다.

코로나19가 상륙한 이후에도 쿠바는 외국 제약사 백신 확보에 나서는 대신 자체 개발에 집중했고, 현재 5종의 백신 후보 중 '소베라나 02'와 '압달라'가 중남미 개발 백신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임상 3상에 진입했다.

아직 3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쿠바산 백신이 효과를 입증한다면 쿠바는 물론 백신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중남미 다른 나라들에도 희소식이다.

이미 멕시코와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등이 쿠바 백신 구입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백신 개발에 실패할 경우 외국 백신을 하나도 확보하지 않은 쿠바는 매우 곤란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쿠바는 코로나19 초기 풍부한 의료 인력과 강력한 통제 등에 힘입어 확산을 성공적으로 억제했으나 올해 들어 상황이 급격히 악화해 하루 1천 명 이상이 확진자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