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지상 배치형 미사일 요격 시스템인 '이지스 어쇼어'의 대안으로 도입하려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을 복수 선체 구조인 다동선(多胴船)으로 건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동선은 일반 선박인 단동선(單胴船)에 비해 파도 영향을 적게 받는 장점이 있다.

파도 영향으로 선체가 한쪽으로 기울어도 원상태로 복원하는 성능이 뛰어난 다동선은 주로 선체가 2개 구조인 쌍동선과 3개인 삼동선 형태로 건조된다.

10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을 다동선으로 만드는 것을 상정하고 조만간 다동선 설계·건조 경험을 쌓은 민간업체에 연구용역을 의뢰할 예정이다.

일본 정부는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의 주된 임무가 해상에서 탄도 미사일을 요격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해상에서 정확한 요격을 하기 위해서는 파도로 인한 탑재함의 흔들림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할 수밖에 없어 다동선 건조 안이 부상했다는 것이다.

日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 '복수선체' 다동선으로 건조 검토
일본 정부는 2017년 말 북한의 탄도미사일 공격 가능성 등에 대비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미국산 이지스 어쇼어 2기 도입을 추진하다가 지난해 6월 이 계획을 전격 중단했다.

지상에서 발사되는 이지스 어쇼어의 미사일 추진체(부스터)가 엉뚱한 곳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기술적 문제가 드러났다는 게 표면적인 중단 이유였다.

배치 대상 지역이던 아키타(秋田)현 등 두 지역 주민들의 거센 반발도 이지스 어쇼어 배치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이후 일본 정부는 미사일 요격 능력을 갖춘 호위함을 추가 도입하는 안과 요격 미사일 발사대 등으로 민간 상선이나 해상구조물을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한 끝에 지난해 12월 최종적으로 신형 이지스함 2척을 건조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정부는 새로 도입하는 이지스함의 명칭을 '이지스 시스템 탑재함'으로 정하고 운용 주체를 해상자위대로 명기했다.

다만 신형 이지스함의 부가 기능과 설계상 특징 등 상세 내용은 추후 검토하기로 했었다.

이지스 탑재함은 이지스 어쇼어 용으로 도입하기로 일본 정부가 미국 측과 계약한 레이더(SPY7)와 미사일 발사 장치 등을 그대로 사용할 예정이다.

산케이신문은 해상자위대가 도입한 사례가 적은 다동선을 건조할 경우 비용이 크게 불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이지스 어쇼어의 탄도미사일 대처 성능을 탑재함에서 유지하기 위해서는 선박의 대형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