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만들어 세계 시장에 팔아온 일본 대기업들의 쇠락이 이어지고 있다.

30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은 중국 최대 TV 메이커인 TCL과 업무제휴해 올해부터 중소형 TV 기종 생산을 위탁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5월 중 구체적인 제휴 내용에 관해 합의하는 것을 목표로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일본 법인을 세우고 TV 판매를 시작한 TCL은 현재 160개 이상의 국가와 지역에서 가전제품 사업 등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해 TV 출하 대수 점유율은 세계 3위였다.

정확한 수치는 공개되지 않고 있지만, 파나소닉은 TV 사업 부문에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고 한다.

이에 따라 파나소닉은 가격경쟁이 치열해 수익성이 낮은 중소형 TV를 TCL에 위탁생산한 뒤 '비에라' 등의 자체 브랜드로 판매해 비용을 줄이겠다는 복안이다.

대형 LCD와 올레드 등 높은 가격대의 TV와 중형 제품의 일부는 자체 생산을 계속할 예정이다.

日파나소닉, TV 사업 줄인다…中기업에 중소형 생산 위탁
요미우리신문은 파나소닉은 세계 시장에서 연간 약 600만대의 TV를 판매하고 있다며 이번 제휴가 성사되면 2024년까지 자체 생산량이 현재보다 30~40% 적은 연간 350만대 수준까지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파나소닉은 이와 함께 말레이시아, 체코 등 해외 7개 공장의 생산체제를 재검토해 인도와 베트남 공장에선 올해 안에 TV 생산을 중단할 방침이다.

아울러 일본 내의 유일한 거점인 도치기현 우쓰노미야(宇都宮) 공장에선 올레드 TV 등 일부 기종 생산 시설을 제외하고는 다른 제품을 만드는 라인으로 바꾸는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파나소닉의 이번 구조조정은 2015년 중국과 북미 공장에서 TV 생산을 중단한 데 이은 것이다.

일본의 전기전자 대기업들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과 중국 업체에 밀리면서 TV 사업을 축소하거나 중단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히타치(日立)제작소는 2012년 일본 내 생산을 끝낸 데 이어 2018년에는 자체 브랜드의 국내 판매까지 중단했다.

도시바는 2018년 중국의 하이센스에 TV 사업을 매각했고, 소니는 현재 높은 가격대의 기종만 생산·판매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해외 경쟁업체에 눌린 일본의 전기전자 대기업들이 TV 사업을 잇달아 축소해온 상황에서 파나소닉도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기로 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